이태양 “김병현 선배와 대결, 영광이었죠”

입력 2013-04-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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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태양. 스포츠동아DB

생김새·투구폼·투수판 위치도 닮은꼴
“선배는 내 롤모델”…경기전 격려 받아


어린 시절부터 ‘우상’이었던 선배에게 “무조건 잘 던져야 한다”는 격려를 받았다. 그 누구의 그 어떤 응원보다 힘을 주는 게 당연하다. NC 사이드암 투수 이태양(20·사진)은 21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어릴 때부터 김병현(34·넥센) 선배가 롤모델이었다. 그런 분과 같은 경기에서 대결하니 기분이 정말 특별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불과 이틀 전의 일이다. 김병현과 이태양은 19일 목동 경기에서 각각 넥센과 NC의 선발투수로 만났다. 팀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김병현의 7이닝 무실점 피칭도 빛났지만, 넥센 강타선을 8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이태양의 호투 역시 경기 후 화제가 됐다. 넥센 선수였던 이태양이 지난해 말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특별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었기에 더 그랬다. 이태양은 “경기 전에 김병현 선배에게 인사하러 찾아갔다. 격려를 많이 해주셔서 힘을 얻었다”고 귀띔했다.

기분 좋은 우연도 있다. 이태양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투수판 밟는 위치를 3루서 1루 쪽으로 바꿨다. NC 최일언 투수코치는 “기존 방법으로는 우타자 몸쪽 공이 도저히 각이 안 나와서 바꿔줬는데, 확실히 그 코스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마침 김병현도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 이강철 수석코치와 상의해 투수판을 1루 쪽에 치우쳐 밟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투구폼이 비슷한 두 투수가 투수판마저 정확하게 같은 지점을 밟고 던지게 됐다.

이태양은 “어릴 때부터 생김새조차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마운드에 올라가 보니, 발판도 선배님과 밟는 자리가 똑같더라. 선배님이 밟았던 자리에 발을 놓고 던지니 기분이 남달랐다”며 “사실 맞대결이라는 말도 안 맞는다. 그저 영광이었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목동|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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