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포항에게도 낯선 포항종합운동장

입력 2013-09-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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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는 이달 초 홈구장을 축구전용구장인 스틸야드에서 포항종합운동장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스플릿 라운드 들어 더욱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이라 포항의 결단은 의아스러웠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2010년부터 노후된 스틸야드 배수 시설로 그라운드가 심하게 훼손된 탓이다. 2년 간 잔디 보식을 했으나 최적의 상태로 되돌릴 수없었고, 결국 종합운동장으로 옮겼다. 물론 스틸야드에서 시즌을 마칠 수도 있었지만 이 경우 내년 2월 시작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예선까지 공사를 마칠 수 없다는 우려가 있었다. 용병 영입 등 전력 보강에는 인색했던 모기업(포스코)도 이번만큼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라운드 하단부의 기초 모래를 강원도 문막에서 트럭 300여 대 분량으로 공수하는 등 10억 원대 공사비용을 풀었다.

그렇게 되돌아온 포항종합운동장. 2003년 이후 10년 만의 복귀였다. 하지만 산 넘어 산이었다. 홈 이점은 거의 없었다. 포항도 낯설었다. 스틸야드를 포함해 대부분 팀들이 사용하는 사계절 잔디가 아닌 한국형 잔디가 깔려 있어 포항 선수단도 처음부터 적응해야 했다. 포항 클럽하우스 훈련장도 스틸야드와 같은 사계절 잔디여서 숙소와 경기장을 오가며 환경 적응에 나섰다. 더욱이 종합운동장 잔디는 각종 행사 진행으로 심각하게 훼손돼 있었고, 육상 트랙도 경기 집중에 방해 요소였다.

22일 울산과 홈경기를 앞두고 포항 황선홍 감독은 “잔디가 많이 딱딱하다. 바운드도 불규칙하다. 공간이 너무 분산돼 분위기에서 (스틸야드와) 차이가 있다”고 우려했다. 울산 김호곤 감독도 “트랙이 속도의 차이를 줄 수 있다. 템포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를 방해한 건 잔디만이 아니었다. 이날 동해안 지역에 몰아친 극심한 비바람도 변수였다. 볼 컨트롤과 궤적에 큰 영향을 줬다. 1-1 무승부는 양 팀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10년 전 가격(성인 6000원)으로 할인한 특별 이벤트가 1만2000여 명의 관중몰이에 힘을 실었다는 사실은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포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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