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국가대표 고요한, 서울 자존심 살렸다

입력 2013-09-2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고요한. 스포츠동아DB

■ 亞 챔스리그 4강 1차전

날카로운 측면 크로스…데얀 선취골 물꼬
후반 쐐기골로 에스테그랄 2-0 제압 선봉


클럽 대항전 이상의 승부였다. 질긴 악연을 이어온 한국과 이란 축구.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2전 전패를 당했다. 대표팀의 굴욕적인 참패 후 3개월여가 흘렀다. 복수를 위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대표 FC서울이 나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 상대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연고를 둔 최고 인기 구단 에스테그랄. 공교롭게도 양 팀은 지난 시즌 자국 리그를 평정해 국가 간 자존심 대결로 보기 충분했다. 결전을 앞둔 서울 최용수 감독도 “구단 로고를 달고 뛰는 국가대항전”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그렇게 막이 오른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90분. 서울은 2-0 쾌승으로 4강 1차전을 장식하며 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 고요한 맹활약 자존심 지킨 서울

이란의 텃세는 상상 이상이다. 10월3일(한국시간) 열릴 4강 2차전 장소는 악명 높은 ‘원정팀 무덤’ 아자디스타디움이다. 에스테그랄은 여기서도 평균 5만 관중몰이를 해왔다.

당연히 서울은 총력전을 폈다. 테헤란 원정 승리는 버겁다. 모두 이를 의식했다. 에스테그랄 아미르 갈레노이 감독은 “1차전 골을 넣고, 2차전은 실점을 줄인다”고 했다. 그에 반해 최 감독은 “우린 공격 기조를 잇는다”고 선언했다.

서울은 정공법이었다. 원 톱 데얀의 뒤를 윤일록-몰리나-고요한이 책임졌다. 에스테그랄은 경고누적으로 빠진 이란대표팀 측면 날개 헤이다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원을 두텁게 했다.

전반 중반까지는 누구도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서울의 패스도, 에스테그랄의 역습도 효율적이지 않았다. 찬스가 적었고, 간헐적인 슛은 골대를 크게 빗겨갔다.

하지만 뚝심과 우직함이 통했다. 고요한의 역할이 컸다. 전반 39분 고요한의 오른쪽 크로스에 이은 몰리나의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 라흐마티에 막히자 데얀이 재차 머리로 꽂아 넣었다. 대회 5호 골. 서울은 하프타임 후에도 기세를 유지했다. 후반 2분 윤일록의 땅볼 크로스를 고요한이 안정된 볼 트래핑으로 잡은 뒤 오른발로 골 망을 흔들었다. 영양가 만점의 대회 첫 득점.

서울 수비도 빛났다. 훈련 중 왼 무릎을 다친 아디가 빠졌지만 빈틈은 없었다. 하대성의 저지와 김진규-김주영이 축이 된 포백수비는 몸을 날려가며 끝내 무실점으로 이끌었다. 챔피언스리그는 원정 다 득점 원칙이 적용돼 홈 실점은 굉장히 치명적이다.

한편, 또 다른 4강 1차전에선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가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적지에서 4-1로 대파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