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옥토버’ 스나이더의 힘

입력 2014-10-23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스나이더가 22일 NC와의 준PO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1루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중월 2점홈런을 터트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준PO 2차전 쐐기 2점포…LG 2승, PO까지 1승 남았다

양상문감독이 꼽은 ‘미스터 옥토버’ 스나이더
1차전 3안타 이어 2차전서도 결정적인 홈런
“포스트시즌에선 정확히 때리겠다고 다짐했다”

‘미스터 옥토버(October·10월)’ 탄생. 1977년 포스트시즌에서 빌리 마틴 뉴욕 양키스 감독은 1∼2차전에서 제 몫을 못하는 중심타자 레지 잭슨을 ‘미스터 옥토버’라고 부르며 자극했다. 레지 잭슨은 이후 맹활약했다. 특히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양키스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포스트시즌의 영웅에게 ‘미스터 옥토버’라는 닉네임이 따랐다.

LG 양상문 감독은 NC와 준플레이오프(준PO)를 앞두고 예상과 달리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32)를 ‘미스터 옥토버’ 후보로 꼽았다. 양 감독은 18일 미디어데이에서 “마산구장이 잠실구장보다는 작다. 이병규(7번)가 어제(17일·시즌 최종 롯데전) 홈런 2개를 친 것처럼 스나이더가 마산에서 홈런을 날려 줬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정규시즌에서 기대 이하 모습을 보였던 스나이더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PO 2차전에서 양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에릭 해커를 상대로 3-0으로 앞서나가는 결정적 중월 2점홈런을 날리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7월 조쉬 벨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한국무대에 선 스나이더는 직전까지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었다. 외야수라는 포지션은 이병규(7번), 이병규(9번), 이진영, 박용택, 정의윤이 있는 LG에게 어울리지 않았지만 장타력을 기대하며 선발했다. 그러나 37경기에 출장해 100타수 21안타(타율 0.201), 4홈런, 17타점으로 부진했다.

외국인선수이기 때문에 실망할 수 있었지만 김무관 타격코치는 포기하지 않았다. 스윙 메커닉이나 커리어를 볼 때 지나치게 많은 헛스윙 삼진에 주목했다. 양상문 감독은 의논 끝에 시력검사를 제안했고 난시와 근시가 함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콘택트렌즈를 착용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들어 타격 실력이 놀라보게 달라졌다. 스스로도 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스나이더는 “한국 투수들의 공이 정교해 포스트시즌에서는 큰 것 보다는 정확히 때리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한데 이어 2차전에서 결정적 홈런을 날렸다.

LG는 1회초 정성훈의 선두타자 홈런(포스트시즌 역대 4번째·준PO 2번째)과 스나이더의 홈런에 힘입어 4-2 승리를 거뒀다. LG 선발투수 우규민은 5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생애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되며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NC가 7회 에릭 테임즈의 솔로홈런, 이태양의 적시타 등 끈질긴 추격을 벌였지만 LG는 불펜을 가동해 적지 창원에서 1∼2차전을 싹쓸이 했다. 3차전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오후 6시 30분 열린다.


마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