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신정락, 넥센을 요리하다

입력 2014-10-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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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발 신정락이 ‘미친 날’이었다. 신정락은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 10탈삼진 1실점의 역투로 LG에 반격의 1승을 선사했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PO 2차전 7이닝 10K 1실점…LG도 1승

서건창·박병호·강정호 넥센 주포들 줄줄이 삼진
20승 투수 밴 헤켄에 완승…생애 첫 PO승리 감격

올 시즌 20승을 올린 슈퍼에이스에 맞선 5년 통산 10승 투수. 누구나 넥센 밴 헤켄(35)의 우위를 예상했지만 비운의 투수였던 LG 신정락(27)은 자신의 야구인생 첫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혼신을 다한 역투를 펼쳤다. 그리고 시리즈 전적 1승1패 동률을 이루는 값진 승리를 따냈다.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기록인 10개의 삼진이 상징하듯 지긋지긋하게 따라왔던 단어 ‘비운’을 지운 인생 최고의 투구였다.

28일 목동에서 열린 '2014한국야쿠르트 7even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넥센 선발 밴 헤켄은 올 시즌 20승 6패 방어율 3.51을 기록한 리그 최고의 에이스였다. LG 선발 신정락은 2010년 데뷔 이후 5시즌 동안 10승을 거둔 ‘그저 그런’ 투수였다. 올 성적도 1승3패 방어율 6.66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신정락을 포스트시즌 성공의 열쇠를 쥔 투수진의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NC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2이닝 동안 1실점했지만 감독의 큰 기대에는 변함이 없었다. 신정락은 부상에서 돌아온 올 시즌 중반부터 시속 140km 중반 직구에는 더 힘이 붙었고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의 움직임은 더 현란해졌다. 지난 6일 NC전에서 7.1이닝 무안타 볼넷 2개로 프로야구 1호 팀 노히트 노런을 이끌며 2010년 프로 입단 첫 해 모두가 기대했던 차세대 잠수함 에이스다운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비록 실점이 있었지만 노히트 노런을 앞두고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던 6일 경기보다 더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3회말 넥센 박동원의 유격수 왼쪽 깊은 타구를 잡은 오지환의 송구를 정성훈이 놓치면서 내야안타로 기록 된 순간이 아니었다면 7회 1사까지 단 1개의 볼넷도 없는 사실상 퍼펙트 행진이었다.

1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삼진을 잡았다. 넥센이 자랑하는 MVP후보 3인방인 타격왕 서건창, 홈런·타점왕 박병호, 유격수 40홈런 강정호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고 시속 145km를 찍은 직구는 묵직했고 바깥쪽으로 흐르는 커브,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 모두 정교했다. 7회초 유한준에게 던진 커브가 가운데로 몰려 1점 홈런을 맞았지만 7이닝 2안타 1실점으로 임무를 다했다. 이날 경기에서 LG는 9-2로 승리를 거뒀다. 플레이오프 3차전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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