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의 일침 “주전은 우선권일 뿐!”

입력 2016-03-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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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선수단 운영의 원칙이 명확하다. 일례로 스프링캠프나 시범경기에서 선수들간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않는다. 일찌감치 베스트라인업을 정해놓고 선수들에게 통보한다. 이미 넥센은 개막전 라인업이 나와 있다. 이유가 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을 스프링캠프나 시범경기에서 내부경쟁을 시키면 거기서 이기려고 애를 쓰다가 체력을 모두 소진한다.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정작 싸울 힘이 없다”며 “경쟁은 시즌 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선수들이 납득할 만한 베스트라인업을 정해놓고 캠프를 치른다”고 설명했다.

단, 여기서 염 감독이 말하는 주전의 의미는 고정불변의 절대 권력이 아니다. 염 감독은 “주전은 그야말로 우선권이 주어지는 것일 뿐이다. 주전이 되면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한다. 자리를 비우는 순간 새로운 선수가 그 자리를 메운다. 그렇게 들어간 선수가 잘 하면 감독은 그 선수를 계속 기용한다. 주전이 아닌 선수들은 그 틈을 노리고 준비를 할 것이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의미의 내부경쟁이다”고 말했다.

실제 허도환(32·한화)과 박동원(26)의 운명이 그랬다. 염 감독은 “(허)도환이가 잘 해주면서 우리 팀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2013시즌)에 올라갈 수 있었고, 그게 감독으로서 고마웠다”고 말하면서도 “이듬해 (허)도환이가 장염으로 하루 자리를 비웠을 때 (박)동원이가 투입돼 3타수 2안타를 쳤다. 다음날 또 냈더니 또 3타수 2안타를 쳤다. 그러면서 조금씩 (박)동원이가 주전자리를 꿰찼다”고 회상했다. 2013년 허도환에게 한 차례 자리를 뺏겼던 박동원이 뒤에서 칼을 갈며 준비하다가 자신의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염 감독은 “감독은 어차피 잘 하는 선수를 기용한다”며 “주전은 주전답게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를 치러야하고, 비주전은 주전이 틈을 보일 때 자리를 꿰차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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