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뒤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CJ의 지원이 있었다

입력 2016-08-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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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막 프로 된 신인 때부터 전폭 후원
2부 투어 강등 때도 든든한 버팀목


“우리는 무조건 김시우 선수를 후원하겠습니다.”

2012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퀸타의 PGA 웨스트 골프장에서 열린 퀄리파잉스쿨 토너먼트(이하 Q스쿨)에서 김시우의 부친 김두영 씨는 한 기업의 관계자로부터 후원 제안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김시우의 Q스쿨 통과가 확정되지 않았기에 김 씨는 흘려들었다.

며칠 뒤, 김시우는 Q스쿨 사상 최연소 통과에 성공했다. 그 뒤 후원 제안이 밀려왔다. 굵직한 대기업들이 돈 보따리를 풀었다. 김 씨는 고민에 빠졌다. 서로 더 많은 돈을 주겠노라며 접근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잠시 행복한 고민을 했다. 하지만 김 씨의 머릿속에선 몇 주 전 미국까지 와서 자신에게 후원 의사를 밝힌 기업의 이름이 떠올랐다. 결국 김 씨는 돈이 아닌 신뢰를 선택했다. 아들의 가능성을 보고 후원을 결심했던 기업의 믿음이 돈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김시우와 CJ의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막 프로가 된 김시우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생기면서 경제적 부담없이 투어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CJ는 전폭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시우가 PGA 투어에서 웹닷컴투어로 떨어졌을 때, 의류를 지원하던 D사는 계약을 파기하고 후원을 중단했다. 2부 투어로 내려가 더 이상 후원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이유였다. 18세의 김시우에겐 큰 상처가 됐다. 그러나 CJ는 달랐다. 보통 PGA 투어에서 2부 투어로 강등되면 후원금도 일정액을 감소시키는 마이너스 옵션을 적용한다. 하지만 CJ는 김시우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전폭적인 지원을 계속했다. CJ는 김시우 뿐만 아니라 이수민, 안병훈, 백규정, 김민선 등 젊은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후원하면서 성공할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계속해왔다.

CJ의 스포츠마케팅은 마침내 큰 결실을 맺고 있다. 김시우의 PGA 투어 한국인 최연소 우승에 앞서 올 초에는 이수민이 유럽투어에서 우승했고, 작년과 재작년에는 백규정과 김민선이 KLPGA 투어에서 맹활약했다.

김시우의 부친 김두영 씨는 지금도 CJ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아들이 PGA 투어 윈덤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에 성공하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지만 CJ의 후원은 가장 큰 힘이 됐다. 지난 몇 년 동안 바닥에서 생활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CJ의 꾸준한 후원 덕분이다. 아마 아들 혼자 PGA 투어에서 맨 몸으로 생활했더라면 오늘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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