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시리즈는 발야구 시리즈에서 성패 갈린다!

입력 2016-10-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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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고종욱-서건창-LG 오지환-김용의(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LG와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은 각 팀 에이스들의 명품투수전이 시리즈를 지배했다. 그러나 13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 넥센의 준플레이오프(PO)는 데이비드 허프, 류제국 등 에이스를 소진하고 올라온 LG나 확실한 선발카드가 3장밖에 없는 넥센의 전력을 고려해봤을 때 투수전보다는 발야구가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6일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1루에서 넥센 김지수가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디테일한 전략…염 감독의 작전야구

넥센은 지난해까지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구단이었지만 올해부터 고척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이전하면서 팀 컬러를 홈런 대신 뛰는 야구로 바꿨다. 효과는 확실했다. 서건창 임병욱 고종욱 김하성 등 적극적으로 뛰면서 팀 도루 1위(154개)에 올랐고, 팀도 승승장구하며 정규시즌 3위에 안착했다. 염 감독은 12일 열린 준PO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팀 장점은 디테일이다. 시즌을 하면서도 작은 부분에서 충실했다고 생각한다”며 “와일드카드전을 보면서 느낀 건데 작은 팀에 작은 전략들에서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말하는 작은 전략 중 빠질 수가 없는 게 베이스러닝이다. 꼴찌후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뒤집고 정규시즌 3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도 빼어난 발야구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테이블세터인 서건창은 26도루, 고종욱은 28도루를 기록했고, 데뷔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김하성도 28도루를 성공했다. 여기에 임병욱(17도루) 유재신(16도루) 등이 빠른 발을 자랑했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빠른 발을 요긴하게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KIA타이거즈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8회말 무사 LG 박용택이 중전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달려 세이프 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 한 베이스 더…양 감독의 적극야구

빠른 야구는 비단 도루수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LG 양상문 감독은 그동안 선수단에 한 베이스 더 가려는 적극성을 강조해왔다. 사실 LG는 주자가 출루해도 많이 뛰지 않는 구단이었다. 안타를 쳐도 한 베이스다보니 상대배터리 입장에서는 타자와의 승부만 신경 쓰면 되는 상황이었다. 양 감독은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그 결과 올해 팀 도루 121개를 기록했다. 보이는 숫자뿐 아니라 출루하면 누구든 뛸 수 있고, 단타에도 2루까지 간다는 이미지가 생겼다. 양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면서 ‘뛰는 야구’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물론 정규시즌 도루실패(70번)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지만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가 가져오는 시너지효과를 노렸다. WC 2차전에서도 베이스러닝의 위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 박용택이 우중간 짧은 안타 때 2루까지 가는 전투력을 보여줬다. 비록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 작은 플레이 하나가 LG 쪽 덕아웃 분위기를 바꿨다. 그리고 달아오른 기세는 9회 짜릿한 끝내기로 이어졌다. 준PO에서도 양 감독표 ‘뛰는 야구’가 위력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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