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김경문이 찍은 기대주, 김성욱의 해뜰 날

입력 2016-10-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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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성욱.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NC가 2014년 LG와 준플레이오프(준PO) 엔트리를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이 놀랐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선수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외야수 김성욱(23). NC 김경문 감독은 김성욱이 펀치력과 정교함, 빠른 발, 수비력과 강한 어깨를 겸비한 ‘5툴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해 정규시즌 26경기에서 타율 0.174(23타수4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한 게 전부였던 터라 ‘깜짝 발탁’이라 보기에 충분했다. 김 감독은 김성욱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큰 무대에서 뛸 기회를 줬다.

그로부터 2년 뒤 김성욱은 NC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해 12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8(182타수47안타), 3홈런, 26타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각인했고, 당당히 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정규시즌 13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5(306타수81안타), 15홈런, 51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팀이 필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내며 가치를 더욱 높였다. 탁월한 타구판단 능력과 빠른 발을 앞세운 외야수비도 일품이었다. PO 엔트리 진입은 당연한 결과였다.

김성욱은 더 이상 기대주가 아니었다. 팀 전력에서 작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4차전까지 전 경기에 출장해 9타수3안타(타율 0.333)를 기록했고, 탁월한 외야수비 능력을 자랑하며 팀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PO 4차전에선 2-1로 앞선 7회 1사1루에서 LG 데이비드 허프로부터 좌월 2점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도왔다. 선발출장이 아닌 교체투입돼 첫 타석에서 결정적인 아치를 그려낸 것.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순간, 김성욱은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으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2년 전 ‘미래의 재목감’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준PO 엔트리에 깜짝 발탁됐던 사나이가 NC의 첫 한국시리즈(KS) 진출에 기여한 것이다. 김 감독도 두산 사령탑이던 2008년 이후 8년 만에 KS 무대를 밟게 됐다. 감독의 믿음에 선수가 제대로 부응한 모범사례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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