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거부하고 계속 ‘시도한’ 광주, 챔피언 만나도 우리 컬러대로! [현장리포트]

입력 2024-05-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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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박태준.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우리의 축구, 또 우리의 실력이 ‘호구’가 아님을 보여주자.”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15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 순연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단단한 정신무장을 주문했다. 상대는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 HD. 만만한 승부가 아니었다. 이름값, 전력, 우승 역사 등 모든 면에서 광주의 열세였다.

게다가 광주는 흐름을 끊어야 했다. 6연패 후 2연승으로 반등하는 듯하던 광주는 12라운드 대구FC와 원정경기에서 무너져 기세가 또 꺾였다. 반면 울산은 5연승을 포함해 최근 6경기 무패행진(5승1무)을 벌여왔다.

후반 42분 페널티킥으로 역전 결승골을 내주고 2-3으로 패한 대구 원정을 마친 뒤 이 감독은 ‘호구’라는 비속어를 사용하며 에둘러 판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아쉽게 져 무너질 수 있는 선수단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한 표현이었다. 이날은 사기 진작을 위해 같은 단어를 또 꺼낸 뒤 “계속 시도하자고 주문했다. 시도해야 실패하고, 그렇게 경험이 쌓인다”고 강조했다.

벤치의 독려가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광주는 디펜딩 챔피언을 맞아서도 주도적이고 기민한 운영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엄지성과 이건희를 최전방에 세우고 빠른 리듬으로 최근 실수가 잦았던 베테랑 김영권과 황석호가 중심에 선 울산 수비를 쉴 새 없이 흔들었다. 결국 후반 13분 박태준이 상대 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 킥으로 선제골을 낚았다. 박태준은 후반 36분 이강현의 결승골까지 어시스트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후반 39분 울산 엄원상에 실점했으나 2-1로 승리한 광주(5승7패·승점 15)는 6위로 도약했다. 지난 시즌부터 울산전 3연승이다. 1골·1도움을 올린 박태준, 결승골의 주인공 이강현 모두 후반 교체카드였다.

반면 7경기 만에 패한 울산(7승3무2패·승점 24)은 선두 탈환을 다음으로 미뤘다. “콤팩트하게 풀어가야 한다. 볼을 소유하면서 공격적으로 한다”던 홍명보 감독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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