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현의 진심 “태극마크 단 내 모습, 나도 궁금하다”

입력 2017-02-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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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원종현은 암을 딛고 일어선 데 이어 WBC 대표팀까지 선발되며 ‘인간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괌 미니캠프 참가를 위해 31일 인천공항으로 출국하는 원종현.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요즘 NC 원종현(30)을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인간승리’다. 대장암과 싸우며 1년 만에 돌아와 마운드에 선 것 자체가 기적인데, 최고구속 155㎞의 빠른 공은 그대로였고,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까지 완벽하게 장착했다. 여기에 2016시즌 54경기에서 3승3패3세이브17홀드, 방어율 3.18의 성적을 거두며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최종엔트리(28명)에 이름을 올렸다. 생애 첫 태극마크. 인간승리가 아닌 순수한 실력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원종현은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괌으로 출국했다. 동료 김태군(NC)과 서건창, 김하성(이상 넥센), 차우찬, 임정우(이상 LG), 박희수(SK), 손아섭(롯데) 장시환(kt) 등 대표팀 멤버 9명이 함께하는 미니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원종현은 “새벽 5시에 일어났다”며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공항에 도착하니 (대표팀에 선발된 것이) 실감이 난다”고 웃으며 말했다.

몸 상태가 좋아진 만큼 준비과정도 확 달라졌다. 비 시즌에도 꾸준히 캐치볼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추운 날씨 탓에 공을 제대로 던져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원종현은 “이제 긴 시즌을 치러야 한다. 올해는 WBC부터 준비한다”며 “지난해와 달리 몸 상태도 좋다. 매 순간 고비가 찾아와도 잘 이겨내야 한다. 추운 날씨 탓에 제대로 투구 훈련을 못 했는데, 체력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NC 원종현. 스포츠동아DB


욕심이 컸단다. 지난해에는 2군에서 1군으로 올라오는 과정을 밟아야만 했다. NC 김경문 감독도 “마음이 앞서면 안 된다. 일단 전반기를 마치고 후반기에 돌아와 힘이 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며 원종현을 달랬다. 1군 복귀전인 지난해 5월31일 마산 두산전부터 승승장구한 비결 중 하나가 무리하지 않고 침착하게 준비한 것이다.

김 감독은 국가대표가 된 원종현에게 “병마와도 싸워 이겼으니 기회를 얻은 만큼 최선을 다하고 방심하지 말라. 잘하고 오라”고 격려했다. 원종현은 “지난해 비시즌에는 욕심만 커지다 보니 서둘렀다. 오히려 지난해에 더 마음이 급했던 것 같다”며 “올해는 자연스럽게 컨디션이 올라온다. 더 잘될 것 같다. 웨이트트레이닝도 많이 했다. 내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나씩 이뤄나가면 된다”고 밝혔다.

첫 태극마크를 달기까지 시간이 무척 길었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얻은 값진 훈장이다. 이에 원종현은 “굉장히 설렌다. 기대보다는 잘해야한다는 마음이 크다. 나도 태극마크를 단 내 모습이 궁금하다”며 “상대가 누구든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 소속팀에서 호흡을 맞추던 (김)태군이와 함께 대표팀에 가게 된 것도 든든하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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