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연속 각각 31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KIA 양현종은 만약 올해에도 30경기 이상 선발 마운드에 오르게 되면 토종 선발투수 최초로 ‘3년 연속 30경기 선발등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는 KBO리그 36년 역사에 단 한번도 없었던 기록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선발 20승 말고도 양현종이 올 시즌에 달성할 수 있는 대기록은 또 있다. KBO리그 역사에 단 한번도 없었던 ‘최초’의 기록, 토종선발투수 3년 연속 30경기 선발등판이 바로 그것이다. ‘철완의 상징’인 한 시즌 30경기 선발등판은 선발투수에게 가장 명예로운 훈장 중 하나다. 보통 5일 간격으로 돌아오는 선발로테이션을 한 시즌 동안 큰 부상 없이 꾸준히 소화해야 해 낼 수 있는 기록이다. 빼어난 실력은 물론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어야만 할 수 있다. 리그 일정이 2015년부터 팀당 144경기로 늘어났지만 이 체제 속에서도 한 시즌 30번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는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인 2016년에는 국내 선수 중 양현종(31번)과 신재영(넥센·30번)만이 30번 이상 선발마운드에 올랐다. 외국인투수를 포함해도 이 기록에 이름을 올린 투수는 9명밖에 되지 않았다. 양현종은 2015년에도 31번 선발등판을 소화해 막강 어깨를 자랑했다.
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양현종이 올 시즌에도 30번 이상의 선발등판을 소화한다면 KBO리그 최초로 3년 연속 30경기 선발 등판이란 값진 기록에 입맞춤하게 된다. 그러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KIA는 105경기를 소화했다. 잔여경기는 39경기(정규편성 30게임+우천취소 9게임), 양현종의 선발등판을 5일 간격으로 계산하면 앞으로 약 8번의 선발등판이 남은 상황이다. 산술적으로는 단 한차례도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아야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최대변수는 소속팀 KIA의 시즌성적이다.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하고, 포스트시즌 대비에 들어간다면 양현종의 체력안배를 고려해 선발로테이션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리그 막바지까지 상위권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인다면, 양현종이 팀 승리를 위해 최대한 많이 선발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20승 달성 여부 또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팀 성적과 함께 대기록을 향한 여정을 일찍 마친다면, 양현종이 추가적으로 마운드에 올라야 할 동기부여는 크지 않다. 만약 20승 달성이 늦어진다면, 팀 성적과 관계없이 또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는 있다.
양현종은 과연 여러 난관을 뚫고 올 시즌에도 자신의 ‘철완’을 증명할 수 있을까. 더불어 KBO리그 최초의 기록까지 보유하게 될지 궁금하다. KBO리그에서 3년 이상 연속으로 한 시즌 30경기의 선발등판을 소화했던 투수는 다니엘 리오스(2003~2007·KIA·두산), 브랜든 나이트(2011~2013·넥센), 크리스 옥스프링(2013~2015·롯데·kt), 세 외국인 뿐이었다. 토종 선발투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한 시즌 최다선발등판 기록은 1983년에 장명부(삼미)가 기록했던 44번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