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니퍼트·두산은 디스카운트 성공할까

입력 2017-11-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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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의 숨은 최대 강점 중 하나는 경험 많은 프런트의 ‘맨 파워’다. 정점에 있는 김태룡 단장은 1983년부터 프로야구 구단에서 일하고 있다. 프런트 경력만 35년이다. 뿐만 아니라 운영과 스카우트, 홍보, 마케팅 등 각 분야에 ‘베어스’에서 성장한 전문 인력이 포진해있다.

그동안 합리적 투자로 성과를 내왔던 두산 프런트는 장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6)와 재계약에도 묘수를 짜냈다. 이제 시장의 냉정한 평가, 그리고 니퍼트의 선택이 남았다. 상황은 두산에 매우 유리하다.

두산은 26일 방출선수를 발표했다. 이미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마이클 보우덴, 닉 에반스와 함께 니퍼트를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두산은 “니퍼트의 나이, 몸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재계약 방침을 정했다. 규정에 따라 재계약 의사를 통보하지 않았다. 니퍼트와 이와 같은 내용에 합의했고, 앞으로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O의 외국인선수 표준 계약서 제10장은 재계약 의사를 밝힐 경우 해당 년도 계약금과 보너스를 합친 금액의 최소 75%를 지급하겠다는 서면상의 제의를 해야 한다. 이를 선수가 거부할 경우 5년간 타 구단에 입단할 수 없다(기존 소속 구단 동의할 경우 예외). 이 규정에 따르면 두산은 올 시즌 니퍼트가 받은 총액 210만 달러의 75%인 157만5000달러 이상을 내년 시즌 연봉총액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두산은 자체 회의를 통해 니퍼트에게 157만 달러보다 낮은 연봉을 책정했고 일단 자유계약선수로 푼 뒤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리기로 했다. KBO리그에서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한 니퍼트는 두산의 이 같은 방침을 받아들였다. 양측 모두 철저히 비즈니스적인 결정이었다.

만약 타 구단이 니퍼트에게 두산보다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할 경우 얼마든지 타 팀 입단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만 36세라는 나이, 올 시즌 후반기 겪은 슬럼프 등을 고려할 때 타 구단이 초고액을 투자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반대로 KBO리그에서 7시즌을 치르며 94승을 기록한 경험, 그리고 충분히 10승 이상이 가능한 구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면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두산은 영리한 새로운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이제 시장의 판단과 니퍼트의 결정이 남았다. 결과에 따라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에 새로운 선례로 남을 수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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