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영민이 ‘김세현’으로 개명한 이유는?

입력 2015-12-23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넥센 우완투수 김영민이 김세현으로 개명했다. 한국 나이로 서른을 맞는 그는 올 시즌 부진과 백혈병의 아픔을 털고 새 인생과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올해 부진·백혈병 아픔 동시에 턴다”
서른살 맞아 야구인생 새 출발 다짐


1987년생. 한국나이로 서른 살. 넥센 우완투수 김영민이 안 좋았던 기억을 털어버리고, 김세현이라는 새 이름으로 ‘새 인생’을 연다.

김영민은 21일 KBO에 새 이름을 등록했다. ‘기세 세(勢)’와 ‘옥돌 현(玹)’으로, 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는 크지 않다. 다만 더욱 단단해지겠다는 마음가짐을 새 이름에 담았다. 22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부상과 부진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 내년 서른을 맞이하는데 선수로서 전환점에 섰다고 생각했다. 그저 그런 선수로 남고 싶지 않았다. 많은 분들의 기대에 꼭 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했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50km대 중반의 묵직한 직구를 던지며 염경엽 감독의 ‘키 플레이어’로 꼽혔다. 제구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김세현은 필승조로 투입됐다. 그러나 결정적 상황에서 수차례 홈런을 허용했다. 한현희가 후반기부터 선발진에서 필승조로 전환되면서 김세현의 역할은 줄었다.

승부수를 던졌다. 구단에 선발 전환을 요청했다. 3차례 선발등판에서 5이닝을 막지 못했지만 9월 5일 문학 SK전에서 첫 선발승을 완봉으로 따냈다. 9이닝 99구를 던지며 5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첫 완봉승이었다.

그러나 제 자리를 찾은 지 불과 나흘 만에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했다. 만성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통원치료를 하며 2개월을 쉬었다. 그 사이 넥센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졌다. 올 시즌 57경기에 등판해 4승5패6홀드, 방어율 4.38을 기록했다. 그는 “마운드에 설 때가 정말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최근 병원 검진을 통해 정상을 확인했다. 3개월에 한번 검진을 받고, 2년 동안 약을 먹어야 하지만 내년을 위해 부지런히 몸을 만들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몸무게는 조금 줄었지만 근육량은 오히려 늘었다”고 칭찬했다. 김세현은 “완봉 후 2∼3경기를 더 던졌다면 내년시즌 준비에 큰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내년을 맞겠다”며 웃었다.

한편 김세현은 이날 올해 9500만원에서 6500만원 오른 1억6000만원에 내년 연봉 계약을 했다. 앤디 밴 헤켄과 손승락이 각각 세이부(일본)와 롯데로 이적한 가운데, 한현희마저 이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내년 등판이 불투명해졌다. ‘서른을 맞은’ 김세현이 마운드에서 강한 책임감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