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음악시장 ‘브랜드 음원 시대’ 열리나

■ 월간 윤종신·SM스테이션·젤리박스…

다양한 피처링·컬래버레이션 등 시도
채널에 대한 충성도가 브랜드화 밑거름

가요계에 ‘브랜드 음원’의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 가수나 기획사들이 잇따라 디지털음원 공개채널을 개설해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음악시장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녀시대와 엑소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2월 디지털음원 공개 채널 ‘SM스테이션’을 개설해 매주 디지털 음원을 발표하고 있다. 성시경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도 ‘젤리박스’라는 음악채널을 최근 개설해 8일 첫 음원을 선보인다. 이에 앞서 가수 윤종신은 2010년 ‘월간 윤종신’이란 일종의 음악 플랫폼을 만들어 매달 1∼2곡, 많게는 2∼3곡의 음원을 현재까지 6년째 내고 있다.

모두 ‘활동’을 전제로 하지 않고, 외부 가수를 자유롭게 기용해 피처링과 컬래버레이션 등으로 다양한 음악을 탄생시키고, 실험적인 음악을 시도한다. 흔히 노래는 ‘가수’가 발표하는 형식이지만, SM스테이션과 젤리박스의 경우엔 기획사가 먼저 노래를 만들고 그에 맞는 가수를 기용하는 형태이다. 이 경우 음원이 큰 성과를 못 내더라도 가수의 경력에 흠이 생기지 않는다.

결국 어느 ‘가수’의 노래가 아닌, 어느 ‘채널’의 노래가 나오고 음원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아카이브가 되고 브랜드화로 이뤄진다. 채널에 대한 대중의 충성도가 생기면 해당 채널을 통해 발표한 다른 음원들까지 찾아듣게 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윤종신(사진)은 최근 한 강연에서 “계속 음원을 내다보니 ‘월간 윤종신’은 어느새 아카이브가 됐다. 나를 잘 모르던 분들도 내 음악을 접한 뒤 ‘월간 윤종신’의 다른 노래들까지 찾아듣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