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성폭력 가해자들, 자신의 분야에서 떠나 돌아오면 안 돼”

입력 2018-03-08 1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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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순재가 최근 일어난 ‘미투(Me Too, 나도 말한다)운동’에 관련해 같은 배우로서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이순재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 동안 묻혔던 일들이 터지니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라며 “하지만 언젠간 터져야 할 일이고 고쳐져야 할 일이다”라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이 터지는 것을 봤다는 이순재는 “요즘 원로들이 모이면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할 말이 없는 거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을까란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우리 젊은 친구들이 절대로 수용 안 하리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순재는 자신이 알고 있던 배우와 연출들이 가해자로 지목되고 또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배신감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관객들과 국민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추행 피해자가 된 후배 배우들에게 “사실 하나의 꿈을 가지고 이 분야에 들어왔다가 그런 참담한 일을 당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것이 새롭게 될 거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무대에 섰으면 좋겠다. 이 모든 일은 피해자 잘못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순재는 가해자들에 대해 “아마 이 자리를 떠나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다 끝을 내야 하지 않겠나. 경중에 따라 정해지겠지만 자기 표현으로는 깊이 반성하고 평생을 그렇게 살겠다고 본인들이 말했으니 약속을 잘 지켰으면 한다. ‘나 죽었소’라고 평생 엎드려 있어야 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게 없고 앞으로 더 정신 바짝 차려가지고 정말로 선후배 다 힘을 합쳐가지고 좋은 작품, 좋은 공연, 좋은 연기 보여드리도록 다시 한 번 절치부심하겠다”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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