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 동안 묻혔던 일들이 터지니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라며 “하지만 언젠간 터져야 할 일이고 고쳐져야 할 일이다”라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이 터지는 것을 봤다는 이순재는 “요즘 원로들이 모이면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할 말이 없는 거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을까란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우리 젊은 친구들이 절대로 수용 안 하리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순재는 자신이 알고 있던 배우와 연출들이 가해자로 지목되고 또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배신감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관객들과 국민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추행 피해자가 된 후배 배우들에게 “사실 하나의 꿈을 가지고 이 분야에 들어왔다가 그런 참담한 일을 당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것이 새롭게 될 거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무대에 섰으면 좋겠다. 이 모든 일은 피해자 잘못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순재는 가해자들에 대해 “아마 이 자리를 떠나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다 끝을 내야 하지 않겠나. 경중에 따라 정해지겠지만 자기 표현으로는 깊이 반성하고 평생을 그렇게 살겠다고 본인들이 말했으니 약속을 잘 지켰으면 한다. ‘나 죽었소’라고 평생 엎드려 있어야 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게 없고 앞으로 더 정신 바짝 차려가지고 정말로 선후배 다 힘을 합쳐가지고 좋은 작품, 좋은 공연, 좋은 연기 보여드리도록 다시 한 번 절치부심하겠다”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