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화창한 지중해의 햇살이 쏟아지는 칸 영화 제 메인 건물이 있는 팔레 데 페스티벌 정경. 칸(프랑스)|윤여수 기자
아침부터 흩뿌리기 시작한 빗줄기는 나중에 장대비로 변했습니다. 휴양도시에서 맞는 아침 분위기로는 을씨년스러웠습니다.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의 메인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벌로 향하는 길은 자동차로 막혔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에 팔레 데 페스티벌 앞으로 트인 크로와제 거리의 분위기도 덩달아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많은 이들은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합니다. 영화제측이 규모를 줄인 것에서도 알 수가 있지만 관계자들이 피부로 실감하는 것은 더 큰 듯합니다.
칸 국제영화제와 함께 문을 연 칸 필름마켓을 찾은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불황 때문인지 예년에 비해 한산한 분위기다”고 전했습니다. 매년 칸 국제영화제에 참가해온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프로그래머도 “영화 구매자들을 위한 마켓 시사에서 그런 분위기를 실감한다”고 말했습니다. 영화제에서 그나마 관계자들이 편히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 마켓 시사장이 예년보다 분위기가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제 한 낮, 비가 그치고 해가 중천에 떴습니다. 다시 팔레 데 페스티벌 앞에도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영화제 관계자는 물론 각국의 영화 제작사 및 투자배급사 관계자들이 분주히 오가며 팔레 데 페스티벌에 조금씩 활기를 불어놓고 있습니다. 마켓에도 영화 구매자와 판매자들이 상담 문의를 받고 이에 응하면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군요.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몽드는 14일자 칸 국제영화제 특집 섹션에서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자국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의 이야기를 2면에 걸쳐 화보로 실었습니다. 우리에겐 ‘피아니스트’로 익숙한 그녀, 아니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에 대한 예우인 셈이죠.
칸 국제영화제는 언제나 예술가에 대한 이 같은 예우와 필름마켓으로 대변되는 각국 영화의 교류 그리고 레드카펫 위의 스타로 언제나 활기찼습니다.
이번 영화제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칸(프랑스)|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