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거북이달린다’스타김윤석의사생활엿보기

입력 2009-06-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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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김윤석에 가까운 남자? 이번 영화가 그런 것 같습니다.” 김윤석이 영화 ‘추격자’ 이후 1년여 만에 새 작품을 들고 관객을 찾는다. 11일 개봉되는 영화 ‘거북이 달린다’가 그것. 김윤석은 이 작품을 “가족 드라마”라고 표현하며 “특히 가족에게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든 아버지의 모습을 극적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목욕탕서도팬들인사…근데시선은왜떨구는지
“최고의 술친구는 아내.”

그는 “집사람이 이 기사를 보면 ‘놀고 있네’라고 할지 모른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가장 술자리를 자주 갖는 사람이 아내며, 또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 술잔을 기울인다”니….

이것은 애주가로 불리는 중년 남성의 일반적인 모습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선행(?)이 아닌가.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부터 ‘타짜’, 지난 해 ‘추격자’까지 작품마다 전혀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왔던 배우 김윤석. ‘변신이 장기’인데다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이 좀처럼 없어 ‘실제 김윤석이 어떠한지’는 알기가 수월치 않았다. 그의 절친인 송강호가 그런 것처럼.

11일 개봉되는 영화 ‘거북이 달린다’(감독 이연우·제작 씨네2000)는 그런 점에서 진짜 김윤석을 느끼기에 “가장 적합한 작품”이다. 그가 영화 속에서 연기한 시골 형사 조필성은 특히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닮은 구석이 많다.”

“게으른 아빠죠, 또 만만한 아빠이기도 합니다. 직업 특성상 몇 달은 (촬영으로) 나가있다 보니 미안한 점도 있고…자식들에게 점수 만회하려고 나름의 노력은 하죠.”

“두 딸에게 점수 따기 위해 노력하는 아빠.” 배우란 직업의 특성상 촬영을 시작하면 몇 달간 두 딸을 만나기 어렵기에 김윤석은 “작품이 끝나면 항상 여행을 떠나 가족애를 다진다”고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그래서 김윤석은 작품을 끝내면 항상 가족과 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아빠의 주특기인 “자잘한 물량 공세”도 두 딸에게 요긴하게 써먹는 필살기.

톱스타가 된 지금, 영화 속 형사 조필성보다 “무능력하진 않게 됐지만” 아내의 눈치를 전혀 안보곤 살 수 없는 “보통의 남편과 다를 바 없다”고 털어놓는 김윤석.

아내를 달래는 묘안으로 그는 둘만의 오붓한 술자리를 들었다. “아내의 바가지를 사랑으로 바꾸는데 이만한 게 없다”며 “대화 상대가 아기들 밖에 없는 아내가 어쩔 땐 안쓰럽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맥주나 와인을 마시면서 아내의 이야기를 듣지요. 그냥 들어주니까 잠이 오더라고요. 졸면 야단맞으니까.(웃음)”

김윤석의 전작인 영화 ‘추격자’는 그에게 ‘능력 있는 아빠’, 그리고 한편으로 ‘유명세를 치르게 된 아빠’란 양날의 타이틀을 안겼다. 알아보는 사람들 때문에 이제는 가족과의 외식도 부담스러워진 상황이 김윤석에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예를 들어 목욕탕을 가면 더러 몇 분은 얼굴 한번 보고, 밑을 한번 훔쳐보고 그래요. 당황스럽죠.”

‘추격자’ 이후 스크린 복귀작인 ‘거북이 달린다’는 김윤석에게 ‘이번에는 어떤 변신’이란 어찌 보면 스스로 자초한거나 마찬가지인 배우로서의 과제를 주었고, 거기에 스타로서 흥행이란 부담까지 안기고 있다.

“운동하지 않는 중년남자 배우 중에 제가 액션 연기를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배 나온 사람의 ‘막싸움’으로 불리는 리얼 액션, 이건 자신 있죠. 이 나이에 액션 연기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는 자신의 새 작품에 몇 명의 관객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대신에 생뚱맞게 ‘몸 고생’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것이 김윤석의 힘인 듯 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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