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마저…거꾸로뛰는한국육상

입력 2009-08-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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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질 곳조차 없던 한국 육상이 또 한 번 뒷걸음질 쳤다.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이 24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내렸다. 워낙 세계수준과 격차가 컸던 한국육상이지만, 이번 대회의 충격은 더 크다. 2007오사카세계선수권에서는 김덕현(24·광주광역시청)이 세단뛰기 결선에 올랐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트랙과 필드종목에서 단 한명도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기대했던 경보에서도 중하위권에 머물렀고, 한국기록도 전무했다.

그나마 세계수준에 근접했다고 자부하던 남자마라톤(22일)에서도 40-60위권으로 참패했다. 2009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8분30초를 찍고 우승을 차지했던 지영준(28·경찰대)은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 레이스를 끝까지 마치지도 못했다.

2007오사카세계선수권에서는 남자단체전(상위 3명의 기록을 합산) 은메달을 땄던 남자마라톤이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한국은 2011년 대구에서 차기 육상세계선수권을 개최한다. 2008년 11월,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부처와 대한육상경기연맹은 2012년까지 3900억원을 투자하는 ‘한국육상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까지 세계10위권 종목 10개를 육성하고, 1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번대회의 참패로, 턱없는 목표설정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대구조직위 관계자는 “인프라나 대회운영 등은 자신 있지만, 성적을 어떻게 내야 할지 난감하다”면서 “결국 한국선수들의 성적이 나와야 관중도 오는 것 아니겠냐”고 토로했다.

현장에서 한국육상의 위기를 체감한 대한육상경기연맹 오동진(61) 회장은 시스템 개혁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척결하고, 지도자들의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요체다. 우선 2011년까지 외국인 지도자를 늘려 단기적인 성과를 내고, 장기적으로는 젊은 지도자들의 해외연수로 국내육상의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조직위 조해녕(66) 공동위원장은 총50억원 규모의 포상책을 대한육상경기연맹과 관계기관에 제안할 예정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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