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우승의원동력,벤치·선수·구단‘하나된열정’

입력 2009-09-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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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짧고굵은전훈결실훈련지변경구단신속처리
종료 휘슬이 울리자 포항의 영원한 테마곡 ‘영일만 친구’가 메아리쳤다. 올 시즌 3관왕을 향한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기분 좋은 세리머니였다. 우승 팀에 주어지는 메리트가 없어 ‘이겨도, 져도 그만’이란 비아냥 속에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컵 대회였지만 포항은 유독 우승을 강조했다. 이유는 리그와 FA컵을 제패했으니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타이틀에도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날 포항의 우승은 벤치, 선수, 구단 3개의 톱니바퀴가 착착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시즌이 막바지로 치달으며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선수들의 집중력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 주 3박4일 간 경기도 가평에서 ‘짧고 굵은’ 전지훈련을 가졌다. 선수들 또한 적극적이었다. 프런트는 ‘충무공’의 정기를 받기 위해 아산 전훈을 추진했으나 훈련지 이순신 경기장이 잔디 보수공사를 하는 바람에 장소를 옮기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K리그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스틸러스 웨이(Steelers-Way)’도 큰 몫을 했다. 김태만 사장이 직접 주창한 이 카드는 ‘파울, 항의 등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5분 이상 인 플레이(In-Play) 시간을 늘린다’는 게 핵심이다.

초반엔 시행착오도 겪었으나 구단은 ‘스틸러스 웨이’를 요소별 평점으로 처리, 승리 여부와 관계없이 선수단에 ‘당근’을 부여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 올해 포항 경기를 관전한 팬들도 ‘가장 재미있는 축구=포항’이란 등식에 한 표를 던지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포항의 행보는 이제 막 시작됐다. 3관왕을 지향하는 포항의 행보에는 마침표가 없어 보인다.

포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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