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로 미 PGA 투어 메이저 챔피언이 된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신분이 엘리베이터를 타듯 급상승했다.
양용은의 위상 변화는 지난 13일 입국장 풍경에서부터 실감했다. 언론사의 취재 경쟁으로 이른 새벽부터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지난 2006년 HSBC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뒤, 3년 만의 다시 펼쳐진 풍경이다. 전날 조용히 입국한 최경주와 비교가 됐다.
양용은의 위상이 가장 크게 달라진 부문은 몸값이다.
그동안 같은 PGA 투어 멤버이면서도 양용은은 최경주(39·나이키골프)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당연히 몸값도 최경주에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
양용은은 올해까지 메인스폰서 테일러메이드로부터 6억원(3년), 의류 계약사인 르꼬끄스포르티브로부터 연간 1억원 안팎의 계약금을 받았다. 최경주는 나이키골프,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50억 원 이상의 계약금을 받았다.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도 양용은 정도의 계약금을 받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직후 상황이 달라졌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경주의 몸값까지 뛰어넘을 기세다.
재계약을 앞둔 의류 후원사의 경우 10배 이상 뛰었다. 연간 10~15억원 수준의 얘기가 나온다.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상승이다.
메인 스폰서를 맡았던 테일러메이드는 거의 손을 놓은 상태다. 몸값이 워낙 크게 올라 서브 스폰서로 만족해야 할 처지다. 테일러메이드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몸값이 많이 뛰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뛰어서 이제는 용품 사용 계약을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용은은 메이저 챔피언의 신분에 걸맞은 대접도 받는다. 공항에서는 귀빈급 대접을 받고, 좌석도 1등석을 탄다. 일반석과 1등석의 금액 차이는 4~5배 이상이다. 특급 호텔 등 제공은 기본이다.
각종 대회의 초청료도 크게 뛴다. 최소 30만 달러 이상은 받게 됐다. 연간 4~5개 대회만 출전해도 1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이 생긴다. 파드리그 해링턴도 2007년 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엄청난 신분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관심은 내년부터 양용은이 어떤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는 가다. 새로운 스폰서를 물색 중인 양용은은 현재 금융권을 포함한 여러 기업과 의견을 교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수십억 원의 대박이 예상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