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코끼리’…장자연 자살 연기 그대로 공개 파문

입력 2009-10-29 19: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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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 포스터.

‘자살 장면 그대로 공개.’

논란이 일었던 고 장자연의 자살 신이 편집이나 삭제없이 그대로 영화에 등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장자연의 출연작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측은 29일 오후 언론시사를 갖고 영화의 최종 편집 본을 공개했다.

2시간을 훌쩍 넘는 러닝타임에서 가장 눈길을 모았던 부분은 고인이 된 장자연의 자살 신. 극중에서 배우로 등장한 그녀는 내연의 남자에게 버림받고 상심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다.

자살 장소로 택한 곳은 집 화장실이었으며, 장자연은 면도칼을 이용해 손목을 긋고 물로 가득 찬 욕조에 앉아있었다. 이 장면을 시발점으로 영화는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이 첨예화되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고 장자연이 ‘펜트하우스 코끼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애초 단역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후반 사건 전개의 주요한 축이 될 만큼 상당했다.

그녀는 극중 성형외과 의사이자 유부남인 민석(조동혁)과 내연의 관계를 이루며 2차례의 농도 짙은 애정 신을 비롯해 충격의 자살 장면을 연기했다.

영화에서 직업이 배우란 점, 여기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설정 등은 장자연이 처했던 현실과 유사해 보는 이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자살 장면을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영화에 담은 제작진의 입장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

고 장자연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올 초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이미 촬영이 완료돼 컴퓨터 그래픽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정승구 감독은 언론시사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장자연의 실제 자살이란 “영화의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서술 구조와 영화의 완성도를 저해하면서까지 (자살 신을) 편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아울러 문제의 자살 신 공개를 두고 제작진 내부의 “고민이 많았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연출과 함께 시나리오도 쓴 정 감독은 이렇듯 사실과 허구가 묘하게 맞물리게 된 점에 대해 “당황스러웠다”는 심경을 전하며 “(고 장자연의 죽음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임을 고려해 새로운 인물을 캐스팅해 ‘재촬영할 여지’는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제작진은 “그녀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었다”란 입장을 밝혔다.

장혁, 조동혁, 이상우, 이민정 등이 주연을 맡은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개봉에 앞서 19세 성인 영화로 포장되며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이 펼치는 극중 애정신의 묘사는 충격적인 강도에 앞서 세련된 연출로 무난하게 표현된 듯 하다. 영화는 11월5일 개봉된다.

스포츠동아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영상취재=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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