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8강전 코앞…망가진 잔디 1억 들여 보수
탄천종합운동장과 함께 최악의 그라운드 컨디션으로 질타를 받았던 전주월드컵경기장은 10일 전북과 강원의 K리그 2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예전의 모습을 거의 회복했다. 한 때 군데군데 패인데다, 빗물까지 고여 ‘낚시해도 되겠다’는 비판까지 받았으나 경기장은 불과 보름 여 만에 완전히 탈바꿈했다.잔디 문제가 처음 도마에 올랐던 것은 지난 달 말. 22일 대전전, 25일 서울과 포스코컵 결승전을 연이어 치르면서 그라운드 사정은 최악에 달했다. 이달 15일 예정된 알 샤밥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잘 치러낼 수 있느냐는 의문까지 나왔다.
전반기까진 그라운드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월드컵 직후 장마와 국지성 호우가 계속됐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며 필드 곳곳의 잔디 뿌리가 타들어 갔다. 손 쓸 틈도 없이 잔디는 순식간에 망가졌다.
전북 구단과 전주시 시설관리공단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최소한 국제적인 망신은 피하자는 구단과 공감대를 형성한 공단 측은 지난달 서울전이 끝난 다음 날부터 인부 40여 명을 동원해 보조구장 잔디를 주 경기장으로 옮겨 깔았다.
손해도 감수해야 했다. 보조구장 임대가 월드컵경기장의 유일한 수익. 그러나 공단은 11월 말까지 조기축구 등 보조구장에 잡혀있던 임대 스케줄을 모두 취소시켰다. 게다가 잔디 보수에만 1억원의 비용이 넘게 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손지훈 홍보팀장은 “알 샤밥과 홈경기 이전까진 99% 이상 정비를 끝낼 예정이다”라며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뿌리가 깊이 내릴 수 있도록 보조구장 잔디를 떼어 와 이전보다 그라운드 상태가 더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