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챔스리그 4강 2차전] “조동건 지켜보라” 신의 예언 통했다

입력 2010-10-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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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해냈어”성남의 라돈치치(위)와 몰리나(중간)가 20일 알 샤밥과 AFC 챔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은 조동건을 껴안고 함께 기뻐하고 있다.성남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우리가 해냈어”성남의 라돈치치(위)와 몰리나(중간)가 20일 알 샤밥과 AFC 챔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은 조동건을 껴안고 함께 기뻐하고 있다.성남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신태용감독 해결사 지목 ‘골 화답’
선제골·무실점 공약도 완벽 적중
성남, 알샤밥 1-0 제압 결승티켓
아시아챔피언까지 딱 1경기 남았다.

성남 일화가 2010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성남은 2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과 4강 2차전에서 전반 30분 조동건(24)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1차전 원정에서 3-4 패배를 당했던 성남은 1,2차전 합계 4-4로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 티켓을 획득했다. 성남의 이 대회 결승 진출은 2004년(준우승) 이후 6년 만이다.

K리그는 작년 포항 스틸러스 우승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클럽 배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결승전은 11월 13일 오후 7시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다. ‘선제골, 무실점, 조동건’이라는 신태용 감독(사진)의 3대 공약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은 한 판이었다.

○조동건-신데렐라

조동건은 2008년 입단할 때부터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작년 8골 5도움의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도 시즌 후 오른쪽 정강이 피로골절 수술로 올 시즌의 절반을 재활에 보냈다. 여름에 복귀했지만 K리그 12경기 출전에 1골 1도움이 전부. 그러나 신 감독은 경기 전날인 19일 기자회견에서 “조동건을 지켜보라”고 공언했다. 정확한 판단이었다.

조동건은 조병국이 머리로 밀어준 볼을 받아 저돌적으로 문전을 파고든 뒤 왼발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그는 “발에 얹혔을 때 골이란 생각이 들었다. 부상으로 오래 쉬었지만 아픈데도 없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 결승전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선제골-침대축구 사전 차단

신 감독이 선제골을 강조한 건 악명 높은 중동의 ‘침대축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알 샤밥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결승 진출이 가능했다. 골이 안 나오면 갖은 방법으로 시간을 질질 끌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전반 이른 시간에 득점이 나오면서 알 샤밥은 마냥 드러눕는 침대축구를 구사할 엄두도 못 냈다. 오히려 후반 중반 라돈치치가 쓰러지자 볼을 가져다주는 등 90분 내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

○무실점-김성환, 정성룡

성남은 1차전에서 후반 막판 급격한 집중력 저하로 4골이나 내줬다. 신 감독은 2차전에서 상대 공격을 봉쇄할 비밀 병기로 김성환을 내세웠다. 김성환은 알 샤밥 공격의 시발점 카마초를 밀착 마크했다. 볼을 놓칠지언정 카마초에게는 1m도 떨어지지 않았다. 또 다른 숨은 공신은 골키퍼 정성룡. 후반 18분 두 차례 상대의 결정적인 슛을 연달아 막아낸 건 결정적이었다.

신 감독은 “1차전 때 졌지만 오늘 자신 있었다. 현역 선수로, 감독으로 최초의 아시아 정상 도전을 꼭 이뤄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남|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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