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에서 열린 ‘김장훈 독도 콘서트’에 앞서 가수 김장훈이 취재진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독도와 첫 만남서 눈물 그리고 “만세”
그동안 독도 홍보를 위해 온갖 애를 써 왔지만 김장훈은 이번이 첫 방문이다. 간절히 원했던 독도의 땅을 밟았지만 그는 말이 없었다.
김장훈은 “오늘 다른 배는 궂은 날씨로 다 회항했는데 우리만 입도했다. 내가 무리를 했다”고 소감을 밝힌 뒤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 갑자기 두 손을 불끈 쥐고 만세를 불렀다.
“백 마디 말보다 조용히 독도를 둘러보며 살아온 날을 돌아보고 싶다”고 말하는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글썽했다.
“독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다. 노래로 보여줄 것”이라는 김장훈의 무대는 다른 공연보다 더욱 느낌이 남달랐다.
콘서트는 신나는 록 버전의 ‘애국가’로 시작했다. 이어 ‘난 남자다’ ‘세상을 그대를 속일지라도’ ‘사노라면’ ‘오페라’ ‘쇼’ ‘나와 같다면’ 등을 부르며 이번 공연을 독도에 헌정했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회원, 싸이월드 추첨을 통해 선발한 누리꾼 등으로 이뤄진 ‘V 원정대’ 200명은 뜨거운 환호성으로 김장훈의 열정에 화답했다. 독도전문가로 유명한 세종대 호사카 유지 교수도 김장훈의 공연을 지켜봤다.
# 거친 날씨, 배멀미…4시간 넘는 힘든 여정 끝에 결실
김장훈은 한국홍보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와 2년 전부터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그러나 이날 무대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원래 콘서트 날짜는 2월28일. 하지만 전날인 27일 동해상에 내려진 풍랑 주의보로 인해 독도로 가는 배가 뜰 수 없어 공연은 하루 연기됐다. 그로 인해 삼일절이라는 뜻깊은 날에 공연을 하기로 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했다.
풍랑주의보는 1일 오전 5시에 해제됐지만 강릉항을 떠나던 오전 9시10분, 독도 현지에는 비가 내리고 너울성파도가 무려 4-5m로 높이 일었다. 공연을 둘째 치고 접안 자체가 불투명했다. 김장훈은 내심 3월6일로 공연을 연기할 것을 각오하고 있었다.
독도로 가는 뱃길은 정말 험했다. 강릉항에서 독도까지 직선거리는 약 260km. 독도 접안지에 도착하는 4시간 20분간의 항해에 V원정대와 취재진 대부분 심한 배멀미에 시달렸다.
김장훈도 “멀미약을 잘 못 먹은데다 공황증이 와서 배에서 내내 실신해 있었다. 그래도 모두 별 탈 없이 도착해 공연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에 따르면 독도는 1년에 약 5개월만 출항할 수 있고, 그 5개월 중 한 달 가량만 접안이 가능할 정도로 입도는 운이 있어야 한다.
이날 김장훈은 독도경비대원들이 원하는 것을 미리 조사해 가져온 과일과 과자 등 30박스를 전달했다.
독도|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