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쁠수록 돌아간다”…김경문 감독의 여유

입력 2011-05-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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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경문 감독은 8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하루 전까지 롯데에게 이틀 연속 덜미를 잡히는 등 5월 들어 1승5패로 고전하고 있음에도 얼굴은 그다지 어둡지 않았다.

김 감독은 “몸이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선수들은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은 ‘새 용병’ 페르난도가 하루 전 데뷔무대에서 4.1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스스로 깨닫는 바가 있었을 것”이라고만 짧게 언급했다.

프런트는 물론이고 두산 선수단, 특히 김 감독은 올 시즌 목표를 우승으로 잡고 있다. 그야말로 ‘한이 서려있는’ 목표다. 그러나 5월 들어 주춤하고 있다. 1위 SK는 저 멀리 도망가는 분위기. 감독으로서 마음이 급할 수 있을 텐데도 그는 “아직 100게임 이상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중심타선의 일원인 최준석은 6일 주루플레이 도중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껴 중도 교체된 뒤 7일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최준석은 7-8로 뒤집힌 9회말 대타로 나갈 준비를 하며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끝내 결장했다. 김 감독은 “뛰다 더 탈이 날지 모른다”며 “다른 선수들이 대신 해줄 수 있길 기대했다”고 털어놨다. 당장 1승을 위해 위험부담을 안고 대타로 세우기보다는 멀리 본 것이다.

김 감독은 “그동안 저축해놓은 게 있어 아직까지 플러스 2”라고 위안을 삼았다. 패보다 승이 2개 많다는 의미였다. ‘요즘 각 팀의 투수 운용을 보면 시즌 막판 최종 순위다툼을 하는 것 같다’는 말에는 “그렇게 하면 올라갈 팀은 올라가고, 떨어질 팀은 떨어진다”는 의미심장한 답도 내놨다. ‘바쁠수록 돌아가겠다’는 김 감독이다.

잠실 | 김도헌 기자(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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