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부도칸을 달구다! 6월29일 나고야를 시작으로 부도칸까지 일본투어 ‘2011 서머투어 메신저’를 성공리에 마친 FT아일랜드. 사진제공|에프엔씨뮤직
아이돌 대세 속 밴드 등 케이팝 골고루 인기 입증
7월29일 오후 6시30분, 일본 도쿄 치요다구 기타노마루 공원에 있는 일본부도칸(日本武道館. 이하 ‘부도칸’). 일본 뮤지션이면 누구나 그 무대에 서는 것을 꿈꾼다는 선망의 무대. 이날 부도칸에는 저마다 푸른 야광봉을 든 1만여명의 음악팬이 몰렸다.
6월29일 나고야를 시작해 일본투어 ‘2011 서머투어 메신저’를 벌여온 FT아일랜드는 투어 마지막 무대로 이날 부도칸에서 2시간 30분 동안 공연을 했다. 부도칸에서 한국 밴드가 단독 공연을 한 것은 FT아일랜드가 처음이다. 작년 밴드 최초로 일본 메이저 음악시장에 데뷔한 FT아일랜드는 5월18일 발표한 첫 앨범 ‘파이브 트레저 아일랜드’로 ‘데뷔 앨범으로 오리콘 주간차트 정상에 오른 최초의 외국가수’로 기록됐다.
지난 해부터 카라, 소녀시대, 2PM, 비스트, 포미닛 등 아이돌 그룹들이 신한류를 주도하는 가운데 FT아일랜드는 드물게 밴드로 활동하며 한류의 다양성을 주도하고 있다. 역시 아이돌 밴드인 씨엔블루도 현재 메이저 데뷔를 앞두고 있는 등 댄스음악 외에 ‘밴드 한류’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 발라드, 트로트에 인디 음악까지…다양한 장르가 모두 진출
밴드뿐만 아니다. 발라드와 트로트도 차츰 일본 음악시장에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트로트의 경우 태진아, 박현빈이 각각 2009년, 2011년 엔카계에 진출해 2009년 일본유선방송대상을 차지하고, 일본 최대 유선음악채널 유센(USEN)의 엔카부문 주간차트에서 1위에 수차례 오르는 등 활약을 하고 있다. 또한 4년째 일본 유학중인 ‘트로트 신동’ 양지원도 연내 메이저 음반사를 통해 엔카계에 정식 데뷔할 예정이다.
아이돌 그룹 같은 화제를 일으키진 않지만 한국 발라드 가수들도 인기가 높다. 신승훈 SG워너비 신혜성 성시경 김범수 김태우 등은 그동안 꾸준히 일본에서 공연을 벌이며 ‘발라드 한류’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제 한국 음악차트 순위권에 오르는 가수들은 대부분 일본 음반시장에 그대로 소개되고 있다.
도쿄 번화가 시부야의 대표적인 음반매장 쓰타야와 타워레코드는 고객이 가장 몰리는 1층에 케이팝 매장을 따로 만들어 놓고 있다. 특히 타워레코드 5층에는 별도로 이승철 자우림 바비킴 박정현 십센치 화요비 등 한국 매장인줄 착각할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한국 음반을 볼 수 있다.
● 日도 음반시장 침체…케이팝만 50% 이상 수익 급증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최근 들어 음반 시장이 침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팝의 수요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본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오리콘이 발표한 2011년 상반기 결산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총 앨범 매출은 6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케이팝 가수의 싱글 수익은 전년 대비 51.5%로 급증했다. 앨범 판매 매출에서도 케이팝 가수들은 전년 대비 16.9%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7월30일 시부야 타워레코드 5층 한국음반 진열대에서 만난 아야 이노우에(31·여)씨는 “동방신기로 인해 한국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 가수들은 다 잘 생기고 노래도 잘 부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김원겸 기자 (트위터 @ziodadi)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