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희망바이러스, 유럽을 덮치다

입력 2011-09-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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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 티에르노 갈반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2011 K-POP(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에 몰려든 유럽의 팬들. 현지에서 일고 있는 케이팝 열기가 뜨거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비스트에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영국에서 날아온 모녀 케이팝 팬, 재키 밀맨(오른쪽)과 딸 페이지. 마드리드(스페인)|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스페인 본선을 가보니…

17개팀 참가…700여팬들 7시간동안 축제 즐겨
투애니원·소시·시크릿 등의 댄스 그대로 재연
심사위원 비스트 등장에 한국어로 “오빠” 환호

케이팝과 유럽의 소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프랑스와 영국에 이어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최신 케이팝(K-POP)이 울려퍼졌다. 멀게는 루마니아, 이집트에서까지 몰려온 케이팝 마니아들은 한국 아이돌 스타의 곡에 맞춰 현란한 춤 실력을 뽐냈다. 축제에 모인 700여 명의 현지 팬들은 케이팝이 흘러나올 때마다 유창한 한국어로 따라부르며 환호했다. 유럽도 케이팝에 빠졌다.

20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각) 스페인의 마드리드 중심가 티에르노 갈반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2011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주최 한국방문의해위원회·이하 커버댄스) 스페인 본선은 유럽에서 부는 케이팝의 인기를 증명하는 무대였다.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야외공연장에서 시작된 본선은 기온이 뚝 떨어진 밤까지 7시간 동안 계속됐지만 팬들의 환호는 잦아들지 않았다.

● 유럽 각지에서 몰려온 케이팝 팬

스페인 본선은 ‘커버댄스’가 러시아, 브라질, 미국 등 해외 6개국에서 펼친 해외 경합의 마지막 무대. 유튜브로 지원을 받은 응모자들 가운데 선발된 17개 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러시아에 이어 스페인에서 열린 이번 유럽 본선에는 인근의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이집트 참가자들이 대거 몰렸다. 3위까지만 한국 결선 티켓을 거머쥐는 엄연한 경연이었지만 ‘커버댄스’는 경쟁이 아닌 축제로 완성됐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아이돌 그룹 비스트는 축제에 7시간 동안 함께 한 뒤 무대에 올라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더 벅차다”고 했다.

유럽 각지에서 온 케이팝 팬들은 무대 위와 아래의 경계 없이 한껏 들떠 축제를 즐겼다.

이탈리아 참가자인 마르코 페라라(남·22)는 뛰어난 춤 실력으로 무대를 사로잡았다. MBC ‘위대한 탄생’에 도전했다가 탈락한 경험을 가진 그는 “11세 때 보아의 노래가 좋아서 케이팝을 알게 됐다”고 했다. 마르코가 케이팝에 빠진 이유는 “댄스 같기도 하고 미국 스타일 같기도 한데, 들어보면 전혀 다른 신기한 매력”과 “뛰어난 색깔”을 가졌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비스트부터 투애니원, 소녀시대, 시크릿까지 다양한 그룹의 노래를 택해 춤을 췄다. 씨스타의 ‘소 쿨’, 지나의 ‘탑 걸’ 같은 최신곡이 무대 위에 흐른 것도 한국과 유럽에서 즐기는 노래가 ‘동시 진행형’이란 사실을 증명했다.

● 비스트 공항 입국장엔 팬 300명 몰려

본선이 시작되기 전, 마드리드 국제공항 입국장에는 “사랑해”라는 환호가 반복해 울렸다. 오후 4시께 비스트의 입국 모습을 보기 위해 2시간 전부터 몰려온 팬들.

입국장 앞을 가득 메운 이들이 한국어로 “비스트” “오빠”를 외치자 공항을 오가는 유럽인들은 흥에 겨워 함께 박수를 치거나 “비스트가 어느 나라 스타냐”고 묻는 등 관심을 보였다.

‘커버댄스’ 이집트 참가자인 이스라 엘사예르(여·19)는 모든 경연이 끝나고 비스트가 축하 공연을 벌이는 모습을 보며 눈물까지 흘렸다.

이날 축제는 그동안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국 대중문화 행사로는 가장 큰 규모. 주 스페인 한국문화원 장진상 원장은 “22일부터는 문화원에서 케이팝 강좌를 신설한다”며 “케이팝을 함께 듣고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며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본선을 끝으로 6개국에서 총 14개 팀(명)을 선발한 ‘커버댄스’는 27일 서울에서 한국 본선을 치른 뒤 10월3일 경주에서 해외 팀까지 참여한 최종 결선의 무대를 펼친다. 스페인 본선에서 한국행 티켓을 따낸 3팀은 결선 진출이 믿기지 않는 듯 좀처럼 행사장을 떠나지 못했다.


● 커버댄스란?

‘리메이크하다’는 의미의 단어 ‘커버’(cover). 특정 가수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따라하는 팬들의 놀이다.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이 즐겨하는 코스프레의 일종이다. 최근 케이팝 열풍과 맞물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다.

마드리드(스페인)|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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