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미쳐가’와 올 초 ‘파파라치’에 이은 ‘사이코 3부작’의 마지막 편인 미니앨범 ‘오브세션’의 타이틀곡 ‘안만나’를 발표하고 활동에 나선 간미연. 사진제공|쏘스뮤직
도도하고 새침한 여자?
알고보면 참 따뜻한 여자다
봉사활동 마니아
틈나면 남 좋은 일 하러 다닌다
이젠 자원봉사 안하면 좀이 쑤신단다
열여섯에 데뷔, 올해로 가수 15년차
이번 앨범도 독설가 방시혁과 손잡았다
그러나 그녀에겐 독설을 안 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단다, 왜냐고?
큰 키, 마른 몸매, 말수도 적고 낯가림도 꽤 심하다, 전체적으로 도도하고 새침해 보이는 느낌.
한때 지금의 소녀시대만큼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그만큼 인기도 뜨거웠던 걸그룹(베이비복스)의 멤버 간미연에게는 대략 이런 선입견이 있다.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고정관념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 본인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잘 바뀌지 않는다.
간미연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그가 8년 전 서울 암사동의 한 재활원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자, 마치 무슨 ‘일’을 저질러 법원의 사회봉사활동 명령을 받아 이행하는 것으로 의심을 받기도 했다.
사실 간미연은 새침한 인상과 달리 바쁜 연예 활동에도 시간을 쪼개 남모르게 봉사활동을 하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다. 그가 괜한 ‘오해’를 샀던 암사동 재활원은 지금도 격주로 주말이면 찾아가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뒤져 자원봉사가 필요한 곳이면 적극적으로 찾아간다. 지난 여름에는 수마에 큰 상처를 입었던 서울 남부지역을 찾아 땀과 눈물 섞인 봉사활동을 했다.
“심적으로 너무 힘들 때 시작했다. 내성적이고 사교성도 없던 나 자신을 도전적으로 바꾸고 싶었다. 아직도 내가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인가’ 생각하지만, 봉사활동을 못하면 몸이 오히려 힘들다. 봉사 활동을 하면 에너지가 충만해진다.”
간미연이 모처럼 9월29일 미니앨범 ‘오브세션’을 발표하고 활동에 나섰다. 전작 ‘파파라치’로 이른바 ‘간미연표 댄스음악’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에도 다시 방시혁과 손을 잡았다. 외부 가수와 좀처럼 작업하지 않는 방시혁과 2006년부터 작업을 했으니, 간미연은 나름 방시혁의 편애를 받는 셈이다.
“(방)시혁 오빠가 베이비복스 음반에 참여한 적이 있다. 내가 어렸을 때나 힘들었을 때를 기억하는지, 나름 오래된 가수라고 인정하고 존중한다. 오랫동안 작업하다보니 정도 많이 들었고, 대화 코드도 맞다. 그러고 보니 내겐 독설도 안하는데, 안쓰러워 보이나?”
● 16세 데뷔, 삶의 반을 가수로 살아…“아이돌 후배들 보면 때론 안쓰러워”
미니앨범 ‘오브세션’의 타이틀곡은 ‘안만나’다. 2010년 ‘미쳐가’와 올 초 ‘파파라치’에 이은 ‘사이코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모두 남자에 집착하는 여자의 모습을 담은 팝 댄스곡이다.
간미연은 16세에 데뷔했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았으니, 거의 인생의 반을 가수로 산 셈이다. 그는 요즘 어린 아이돌 가수들을 보면 너무 예뻐 “나도 저런 때가 있었나”라고 반문한다고 한다. 이어 그들의 모습을 보며 “안쓰러운 게 많다”고 했다. “그땐 아무 것도 모르고 했다. 가수로 진짜 나를 발견했을 땐 참 많은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때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친구들과 한참 놀고 싶은 나이에 잠 못 자고 일해야 하고, 생판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욕도 먹는 그들을 보듬어 주고 싶다.”
간미연은 후배들에게 “인기는 거품 같은 것”이라며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인기를 얻고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 인기를 누리더라도 겸손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혼자 스타가 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할 줄 알고 겸손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유명 걸그룹 후배들과 경쟁 아닌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 그는 “아휴, 자신 없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요즘 걸그룹 사이에서 난 앳되지도 신선하지도 않다. 외모나 퍼포먼스로 그들을 쫓아가지도 못한다.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난 이제 아이돌이 아니니까 괜한 비교에 고민하고 싶지 않다. 이제 와서 ‘구름 인기’를 얻겠다는 욕심도 없다. 그저 팬들과 음악으로 즐기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