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못 막는 가빈 39점 맹폭…삼성 “1위다”

입력 2011-1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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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가빈이 6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김학민과 이영택의 블로킹 벽 위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내리 꽂고 있다.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삼성화재, 대한항공 꺾고 선두탈환

풀세트 접전 끝 3-2로 잡고 4연승
노장 고희진·석진욱 결정적 한방
마틴 15-15 듀스서 서브실책 자멸

KEPCO45는 드림식스에 3-1 승


삼성화재가 V리그 1위로 점프했다. 삼성화재는 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난적’ 대한항공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25-17 21-25 18-25 25-20 17-15)로 꺾고 4연승을 내달렸다.

37점 맹타를 퍼부은 가빈의 활약과 노장 듀오 고희진-석진욱의 빼어난 리딩으로 시즌 개막 후 4전 전승을 기록한 삼성화재는 승점 10으로 뛰어올랐고, 4승1패가 된 대한항공은 2위를 유지했다. 장충체육관에선 KEPCO45가 서울 드림식스를 3-1(25-19 23-25 25-13 25-17)로 꺾고 3승(1패)째를 신고했다.


● 집중력이 승부 가른 용병 대결

겉으로 보는 기록은 비슷했다. 삼성화재의 ‘괴물’ 가빈 은 39득점에 공격성공률 57.81%. 가빈의 대항마인 대한항공의 마틴은 더 많은 점수를 챙겼다. 무려 44득점을 쓸어 담았다. 공격성공률은 70.18%에 달했다. 하지만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요즘 수비까지 잘 이뤄지고 있는 가빈은 유효 블로킹 2개를 잡았다. 마틴이 블로킹으로 2득점을 했으나 유효 블로킹은 올리지 못했다. 효율적인 수비에서 가빈이 앞섰다는 반증. 범실도 차이가 있었다.

가빈이 9개를 할 때, 마틴은 11개를 범했다. 특히 5세트 막바지 상황이 뼈아팠다. 마틴은 15-15 듀스에서 결정적인 서브 실책을 했다. 결국 흐름을 빼앗긴 대한항공은 위기 탈출에 실패했다. 패장이 된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가빈의 공격 형태는 잘 알고 있다. 높은 볼과 어려운 볼을 잘 처리해준다. 마틴도 아주 잘했지만 몇 가지에서 부족하다. 그러나 가빈을 알고도 막지 못한다. 결국 우리만의 팀 컬러를 만들어야한다”면서 아쉬운 심경을 전했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대한항공과의 신 라이벌 대결에서 5세트 고비에서 특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삼성화재 고
희진-석진욱 노장들이 사는 법

삼성화재에는 남들이 갖추지 못한 비장의 카드가 있다. 고희진과 석진욱이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둘의 플레이는 화려하지는 않다. 대신 묵묵히 동료들을 뒷받침한다. 노장으로서 후배들을 뒷받침해야한다는 책임감과 오랜 시간 코트에서 보낸 관록에서 절로 체득된 부분이다.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비꼬는 외부 얘기도 종종 들려오지만 언제 봐도 새롭다. 화려함을 포기한 대신 희생을 택한 살림꾼들은 고비 때마다 중요한 수비로 볼을 걷어냈고, 귀중한 포인트도 직접 따냈다.

석진욱은 딱 4차례 공격을 시도해 모두 점수로 연결했고, 고희진은 블로킹 2개와 서브 1개씩을 올려 인상을 남겼다.

특히 고희진은 5세트 초반 자신의 실책으로 쉽게 풀어갈 수 있는 흐름이 꺾이자 스코어 12-12에서 마틴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고 16-15에서 직접 서브로 점수를 확보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스승은 냉정했다. 신치용 감독은 “(고)희진이가 마지막 세트 때 다이렉트 두 개만 잘 처리했어도 쉽게 (경기를)할 수 있었을 텐데, 또 혼자 원 맨 블로킹에 서브로 경기를 끝냈다”는 평가를 내렸다. 고희진도 “연속 미스를 범하고 굉장히 답답했다. 하마터면 팀을 망하게 할 뻔 했다. 다행히 마지막 기회를 운 좋게 잘 살렸다”며 소감을 전했다.


대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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