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시도했다가 목숨을 건진 손호영이 24일 오후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손호영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차량 내부가 모두 전소된 승합차의 모습. 동아닷컴DB·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번개탄불 피워놓고…불탄 편지도 발견
근처서 연인과 함께 운동 ‘추억 서린 곳’
심신 불안정…2∼3일간 입원치료 예정
연인을 떠난 보낸 가수 손호영(사진)이 24일 스스로 세상을 등지려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연인과 자주 찾던 데이트 장소 인근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팬들의 안타까움이 더하다. 떠나간 연인에 대한 애끊는 사랑을 채 잊지 못한 것일까.
이날 이른 새벽 손호영은 자신의 승합차를 몰고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모 교회 인근 공용주차장에 도착했다. 전날 여자친구 윤모 씨의 장례를 치른 뒤 심신을 조금이나마 달래려 아버지가 살고 있는 경기도 수원집으로 귀가한 뒤였다. 그리고는 오전 4시40분께 승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웠다. 연인 윤 씨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차량 안에서 그 뒤를 따르려는 위험한 시도였다. 번개탄불은 차량 내부로 옮겨 붙었고 손호영은 이내 밖으로 뛰쳐나왔다. 길을 지나던 한 시민이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손호영은 다행히 목숨을 구했다.
바로 이 곳은 윤 씨와 함께 자주 찾았던 장소. 손호영의 한 측근은 “공용주차장 근처에 배드민턴장이 있다. 두 사람 그 곳에서 자주 운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교적 인적이 드문 곳이라 사람들의 눈을 피해 두 사람이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냈던 데이트 장소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손호영은 여자친구를 떠나보낸 슬픔에 못 이겨 이처럼 위험한 길을 택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차량 주변에서는 여자친구에게 쓴 듯한 편지가 불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측근은 “괴로운 마음을 미처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 손호영과 빈소에서 대화를 나눴을 때 말을 하기 힘들 정도였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 계속 곁을 지켰어야 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손호영은 24일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 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 관계자는 “심신이 불안정한 상태라 2∼3일간 입원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연기 흡입 등으로 기도폐쇄 위험이 있을 수 있어 경과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손호영의)차량을 정밀 검사하고 있다. 결과는 2주 뒤 나올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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