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베이스볼] ‘팡야’ 박종윤 선생, 비거리 300야드

입력 2013-06-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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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장마와 함께 올 시즌 프로야구 상위권 팀들의 순위싸움도 점입가경으로 치열해지고 있네요. ‘엘롯기’ 동맹의 약진과 넥센의 하락세가 유난히 눈에 띄었던 한 주였습니다. 유독 심판 판정으로 인한 논란이 많기도 했죠. 그래서 야구계의 각종 뒷얘기를 전하는 ‘톡톡 베이스볼’은 주말을 뜨겁게 달군 오심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오심에 묻힌 리즈의 첫 완봉승

●…지난 주말 야구계 최고의 화제는 아무래도 15일 잠실 넥센-LG전에서 나온 ‘명백한 오심’이었습니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5회말 2사 만루서 넥센 3루수 김민성이 잘 잡은 타구를 빠르게 2루로 송구했는데, 2루심이 명백한 아웃 타이밍임에도 불구하고 세이프를 선언했거든요. 끝났어야 할 LG의 공격이 계속되고, 팽팽하던 긴장감이 갑자기 끊어졌죠. 더 큰 문제는 이후 LG 이병규의 만루홈런까지 터지면서 승부가 완전히 LG 쪽으로 기울어진 겁니다. 한 야구 관계자가 “만루홈런이 터지는 순간, 솔직히 가장 먼저 2루심이 걱정되더라”고 말했을 정도였습니다. 예상대로 경기 후 인터넷에선 야구팬들의 성토로 난리가 났고요. 하지만 이 오심의 수혜자이면서도 마냥 기뻐할 수 없었던 인물이 있습니다. LG 선발투수였던 레다메스 리즈였죠. 5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고 있었고, 넥센 나이트와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었거든요. 결국 이날 9이닝 5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무대 데뷔 후 첫 완봉승을 거뒀고요. 그런데 오심을 둘러싼 파장 탓에 리즈의 완봉승은 완전히 묻혀버렸죠. 물론 5회가 0-0으로 끝났다면 리즈의 투구 내용이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만, 이날 따라 구위가 무척 좋았던 리즈로선 성과를 더 인정받고 싶었을 겁니다. 진 쪽은 억울하고, 이긴 쪽은 찜찜한 게임. ‘잘해야 본전’인 심판들의 고충도 잘 알지만, 부디 앞으로는 이런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네요.


어퍼스윙 박종윤, 프로급 골프 비거리

●…롯데 박종윤은 전형적으로 어퍼스윙을 하는 타자입니다. 이 때문에 박종윤은 낮은 볼에 약한 다른 타자들과 달리 몸쪽 낮은 볼에 유독 강점을 보이고 있죠. 스윙 궤적이 마치 골프 스윙과 비슷해 온라인 골프게임에서 따온 ‘팡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입니다. 이쯤 되니 박종윤의 골프 실력이 궁금해지는데요. 실제 많은 야구선수들이 취미로 골프를 즐깁니다. 비시즌에 골프장을 즐겨 다니고, 시즌 중에도 가끔 스크린 골프연습장을 찾기도 합니다. 실제 롯데 박기혁은 거의 세미프로급 골프 실력을 자랑한다고 하는데요. 박종윤도 역시 연습장이나 스크린골프를 가끔 찾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드라이버 비거리는 얼마일까요. 박종윤은 “가끔씩 연습장에서만 치는 정도”라며 쑥스러워했지만, ‘300야드는 넘냐’고 묻자 “그 정도는 나오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300야드면 프로골퍼들 사이에서도 장타자. 그의 엄청난 파워에 놀라자 그는 “다른 선수들도 그 정도는 나온다. 문제는 방향이다. 똑바로 가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하지만 주위의 증언에 따르면 박종윤의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300야드도 아닌 무려 350야드라는데요. 야구장에서나 골프장에서나 장타를 자랑하는 건 매한가지네요.


안치홍,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는 타격

●…2009년 데뷔 이후 성공가도를 달려온 KIA 안치홍은 올 시즌 시련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1할대 빈타에 허덕이다 2군행을 자청하기도 했죠. 16일 광주 SK전을 앞둔 그는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합니다. “초인종만 누르고 도망가는 것 같아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타격감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그는 땀방울의 무게로 슬럼프를 짓눌러버리려고 합니다. 매경기 누구보다 일찍 출근도장을 찍고, 배트를 돌립니다. KIA 김용달 타격코치는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는 말도 덧붙이네요. 안치홍은 16일 2안타를 치며 2할대 타율(0.201)에 복귀했습니다. 과연 안치홍은 초인종만 누르고 도망가는 그 녀석(?)을 잡을 수 있을까요. 지금은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만 떠올릴 뿐입니다.


두산, 1∼9번 ‘이종욱 방망이’ 쓴 이유

●…12일 잠실 SK전에서 두산 타자들 9명은 1개의 방망이를 돌려가며 사용했습니다. 당시 두산은 11일까지 6연패에 빠져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타자들이 마음을 모으면서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두산 타자들은 1회 첫 타석에 나선 이종욱의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선수마다 다른 무게, 다른 길이의 방망이를 사용하고 있어 평소 사용하지 않는 방망이를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죠. 김현수는 “방망이가 유독 짧게 느껴져 생소한 느낌으로 타석에 섰다”고 소감을 밝혔고, 주장 홍성흔은 “체격이 큰 (최)준석이는 어린이 방망이를 든 것처럼 보였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종욱의 방망이는 4회 김현수 타석에서 부러졌고 이후부터 두산 타자들은 각자의 방망이로 타석에 섰습니다. 주장 홍성흔은 “타격이 쉽지 않았지만 덕분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웃으면서 덕아웃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연패 탈출을 위한 선수들의 ‘단합’ 덕분이었을까요. 12일 두산은 2-1 승리를 거두고 연패에서 벗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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