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당구신동’이 준우승하고 펑펑 운 까닭은?

입력 2024-06-25 11: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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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궁(오른쪽)이 24일 열린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고교생 특급’ 김영원(왼쪽)을 물리친 뒤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두 사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대회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김영원은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의 이름을 프로당구계에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사진제공 ㅣ PBA

강동궁(오른쪽)이 24일 열린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고교생 특급’ 김영원(왼쪽)을 물리친 뒤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두 사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대회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김영원은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의 이름을 프로당구계에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사진제공 ㅣ PBA



‘동궁마마, 3번째 왕위에 즉위 하시다.’

16살 ‘당구신동’ 김영원의 돌풍을 잠재운 주인공은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이었다. 44세의 베테랑 강동궁도 고고생 특급 김영원의 패기에 쩔쩔매기까지 했다. “1년 새 너무 컸다”며 “20번은 우승할 선수”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만큼 힘겨운 승부였다. 그래도 베테랑은 역시 베테랑다웠다.

강동궁이 프로당구 최연소인 16세의 나이로 돌풍을 일으킨 김영원을 따돌리고 PBA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강동궁은 24일 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영원을 세트스코어 4-2(4-15 15-4 13-15 15-10 15-13 15-8)로 꺾고 개막전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올렸다. 3년 만에 통산 3승 고지에 오른 강동궁은 우승사금 1억원을 손에 넣으며 누적상금을 4억5750만원으로 늘리며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이날 결승전은 PBA 최연소 우승에 도전한 김영원에 관심이 쏠렸다. 3부와 2부리그를 거쳐 올 시즌 1부 자격을 얻은 김영원은 이번 대회 ‘태풍의 눈’이었다.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하나카드), 김영섭, 황득희(에스와이), 부라크 하샤시(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 등 강호를 연거푸 제압하며 결승에 올라 PBA 최연소 우승자 탄생 여부에 시선이 집중됐다.

김영원은 1세트와 3세트를 잡으며 ‘이변의 역사’를 쓰는 듯 했다. 그러나 노련한 강동궁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2세트와 4세트를 잡아 2-2로 맞선 5세트에서 4-12로 끌려가다가 하이런 7점으로 추격했고, 7이닝째에서 김영원이 1득점에 그치자 남은 4점을 채워 15-13으로 승리해 승기를 잡았다. 이어 강동궁은 6세트를 6이닝 만에 끝내고 3년 만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승 트로피를 든 강동궁은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해 우승에 목말랐다”며 “결승전 초반 어린 김영원 선수 플레이에 조금 부담됐다. 너무 잘 쳐서 당황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승이 없는 기간동안 레슨하며 기본기를 새로 점검한 것도 도움이 됐다. (조)재호 선수처럼 PBA 대상도 받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부모님의 응원을 받으면 경기를 펼친 김영원은 차세대 한국 남자당구의 기대주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김영원은 경기 후 눈물을 흘리며 “결승전이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패배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 8시에 일어나 당구장 문을 열고, 오후 7시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그런 힘든 기억이 났다. 패해서 분한 마음은 전혀 없었다”며 눈물 흘린 이유를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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