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 안산시와 합의한 인수대금은 얼마?

입력 2013-08-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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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성남일화 축구단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안산시청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23일 “성남축구단이 인수 제안을 해 왔고 올 6월부터 구체적 협의가 있었다. 현재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성남 관계자도 “인수 작업이 막바지다”고 말했다.

성남이 지자체에 인수될 것이라는 소문은 파다했다. 성남의 모기업 통일그룹이 작년 9월 축구에 큰 애정을 갖고 있던 문선명 통일교 총재 별세 이후 축구 사업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충남일화 여자축구단이 해체됐고, 피스컵과 피스퀸컵도 중단됐다. 국내 프로축구 구단 중 가장 큰 손으로 불렸던 성남도 최근 몇 년 간 대폭 줄어든 지원금 탓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성남은 시민구단 전환을 위해 현 연고지인 성남시를 비롯해, 아산시, 화성시, 잠실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쓸 수 있는 서울시 등과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지지부진하자 성남 안익수 감독이 직접 나서 안산시와 물꼬를 튼 것으로 전해졌다. Q&A로 궁금증을 풀어본다.


Q : 인수대금은 얼마인가.


A : 안산시와 성남 관계자 모두 인수대금은 합의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양 측은 정확한 금액은 함구하고 있다. 안산시 관계자가 “통일그룹이 상당 부분 양보를 해 줬다”고 말하고, 성남 관계자는 “성남 축구단의 역사나 가치 등을 감안하면 정말 싸다”고 한 것을 보면 높은 금액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인수대금이 얼마인가는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기업구단이 시민구단에 인수되는 첫 사례다. 인수대금이 현 K리그의 시장상황과 구단 가치를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척도다. 축구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연고지, 선수, 팬들의 충성도 등이 축구단 가치 형성 요인인데, 성남은 최근 모든 부분에서 하락세다. 현실적으로 높은 금액을 받을 상황은 아닐 것이다”고 씁쓸해 했다.


Q : 남은 과제는.


A : 안산은 3만5000석 규모의 와~스타디움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실업팀 할렐루야축구단이 이 스타디움을 사용했는데 할렐루야가 작년 고양시와 연고 협약을 맺고 올 시즌부터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 참가하면서 구장이 비어 있다. 인프라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관건은 메인스폰서 유치다. 안산시는 1부 리그 운영에 연간 100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약 30억 원을 시 재정으로 부담하고 안산 시내 10여 개 중소기업을 통해 십시일반으로 서브스폰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1년에 30~40억원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메인스폰서 확보가 필수다. 안산시 관계자는 “대기업, 금융권 쪽을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치적인 문제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지자체가 프로 1부, 2부 리그 창단을 희망했다.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치적사업으로 내세울 수 있고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표심을 얻는 것과도 직결돼 매력적이다. 하지만 적지 않는 시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의회 승인도 있어야 한다. 안산시만 해도 작년 말 경찰축구단과 협의를 다 해 놓고 시 의회 반대로 무산됐다. 물론 당시 경찰축구단은 2부 소속이었고, 이번 성남처럼 인수가 아닌 연고지 유치개념이었다는 차이점은 있다.


Q : 안산시민축구단(가창)은 그대로 1부 리그 팀이 되나.


A : 맞다. 구단의 주인만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1부 리그에 남는다. 안산시민축구단이 재정, 운영계획을 프로연맹에 제출하고 연맹은 이사회를 통해 타당성을 검토하는 절차를 거치게 돼 있다. 다만, 안산시민축구단이 성남 일화의 7회 우승 등 구단 역사를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Q : 만약 성남이 올 시즌 2부로 떨어지면.


A : 성남은 현재 9위다. 2부 리그 강등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장담은 못 한다. 성남이 2부 리그로 강등되면 안산시민축구단도 당연히 내년 시즌을 2부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에 대해 안산시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면 강등 가능성은 낮은 것 아니냐.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최악의 경우 인수 작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남 입장에서는 앞으로 남은 3연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무조건 상위 스플릿(1~7위) 안에 드는 것이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Q : 성남 팬들의 반발이 심할 텐데.


A : 성남 서포터들은 23일 오전 즉각 구단을 방문해 경과를 들었다. 구단 홈페이지에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다수다. 서포터들은 성남 구단 인수에 소극적인 성남시를 찾아 시장과 면담도 요청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서포터들의 반발과 단체행동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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