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SSHD가 아닌 ‘듀얼 드라이브’가 대세 될 것”

입력 2013-12-06 20: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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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장치의 대명사였던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등장으로 인해 굳건했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이 시기를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저장장치 기업들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SSD가 HDD를 완전히 대체할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SSD가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가격과 용량 면에서 HDD에 크게 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HDD와 SSD의 특성을 모두 갖춘 ‘SSHD(솔리드스테이트하이브리드드라이브)’가 등장, 조금씩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다.


다만, SSHD가 과연 이상적인 저장장치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현재 시중에 팔리는 SSHD는 500GB~1TB의 고용량 HDD에 4~8GB 남짓의 저용량 SSD를 결합, 기본적인 데이터는 HDD에 저장하고 SSD는 자주 쓰는 일부 데이터만 자동 저장해 HDD를 돕는 캐시(cache, 보조적인 저장공간) 용도로만 쓰인다. 때문에 SSHD는 SSD만큼 빠르지는 않으며 자주 쓰는 콘텐츠를 구동할 때만 어느 정도 성능향상을 느낄 수 있다. 다만, 현재 SSHD 시장의 주요업체인 씨게이트(Seagate)는 SSHD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대중화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씨게이트 최대의 경쟁사인 WD(웨스턴디지털)의 접근방식은 좀 다른 것 같다. 소비자들이 SSHD의 성능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SSD를 캐시 용도로만 쓰는 SSHD의 본질적인 한계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듀얼 드라이브’를 제시했다. 5일, WD코리아는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심작인 ‘WD Black2(블랙 스퀘어)’ 듀얼 드라이브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SSHD와는 다르다, SSHD와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WD코리아의 조원석 지사장은 “최근에는 노트북보다 울트라북 같은 초소형 제품이 주류가 되어 저장장치 역시 SSD와 SSHD와 같이 소형이면서 고성능을 내는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말하며 “WD 역시 기업용 시장을 대상으로 SSHD를 공급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SSHD가 아닌 ‘듀얼 드라이브’ 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소개된 WD Black2는 외형적으로는 2.5인치 규격의 HDD지만, 내부에는 120GB의 SSD와 1TB의 HDD를 동시에 갖춘 것이 특징이다. SSD 부분을 캐시 용도로만 쓰는 SSHD와 달리, WD Black2듀얼 드라이브의 SSD는 완전한 하나의 드라이브로 작동한다. 쉽게 말해 WD Black2 하나면 120GB SSD와 1TB HDD를 따로 단 것과 동일한 성능과 용량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하면 확실히 SSHD에 비해 확실한 성능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노트북 업그레이드용 솔루션으로 매력적

다만, 현재 판매 가격이 30만원 대 후반으로, 120GB SSD와 1TB HDD의 가격을 합친 것 보다 비싸다. 따라서 2개의 저장장치를 따로 달 수 있는 데스크톱 사용자에게는 그다지 매력이 없다. WD측에서도 WD Black2는 노트북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쓰기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WD Black2는 두께가 9.5mm, 인터페이스는 SATA3(6Gbps)를 사용하고 있어 외형이나 탑재 방법은 일반 노트북용 HDD와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WD는 WD Black2가 SSHD에 비해 성능이 확실히 뛰어난데다, 20nm(나노미터) 공정의 MLC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SSD를 탑재하고 있어 안정성 면에서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출시되는 SSD 중에는 MLC에 비해 값은 싸지만 속도가 느리고 수명이 짧은 TLC 플래시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이 많은데, WD Black2는 이런 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 같다.

성능은 ‘그럭저럭’, 맥OS 사용자들은 좀 더 기다려야

다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저장장치인 탓에 현재로선 윈도 운영체제만 지원하며, 맥OS에서는 호환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일부 업체의 컨트롤러(엔비디아, AS미디어) 칩셋에서는 정상작동을 보증하지 않는다 하니 구매를 생각한다면 이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겠다. 참고로 맥OS에서 호환되는 제품은 내년은 되어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WD측은 전했다.


이날 행사장에선 간단한 성능 시연도 진행되었다. 기존의 HDD를 탑재한 노트북과 WD Black2를 탑재한 노트북을 준비, 부팅 시간 및 벤치마크 프로그램(크리스탈 디스크 마크)으로 측정된 성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 HDD 기반 노트북에 비해 부팅 속도는 30% 정도 더 빠르고 데이터 전송률은 2.5배 정도 더 우수한 것으로 측정되었다. 요즘 나오는 SSD 중에는 이보다 더 빠른 것도 있긴 하지만, 이 정도 성능이면 현재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SSD의 평균적인 성능 정도는 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WD Black2 듀얼 드라이브가 가격 면에서 다소 부담스럽다는 것을 WD측도 알고 있는지, 다른 제품과는 확실히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이날 WD코리아의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우선 제품 패키지를 차별화했다고 한다. 기존 HDD에 저장된 환경을 WD Black2로 손쉽게 이동시킬 수 있는 USB-SATA 변환 케이블을 기본 제공하며, 마이그레이션(migration, 이식) 프로그램을 곧장 다운로드 할 수 있는 USB키도 동봉한다고 한다. 그 외에 5년의 긴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것도 WD Black2의 차별화된 점이라고 WD측은 언급했다.


사실 WD Black2 듀얼 드라이브는 제품 자체의 컨셉은 제법 매력적이다. 물론, 데스크탑이나 일부 노트북과 같이 2개의 저장장치를 따로 탑재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그다지 추천할 수 없으며, 기존 SSD를 모두 압도할만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이런 제품이 출시된 적이 없고, 동일한 위치에서 비교할만한 경쟁사 제품도 당연히 없다. 가격만 다소 내려간다면 제법 살 만한 솔루션이 될 것 같은데, 그러자면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WD Black2의 매력을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해 대중화를 시킬 수 있을 것인지, WD의 마케팅 능력에 듀얼 드라이브라는 새로운 솔루션의 미래가 달려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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