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팀 모자에 Australia 대신 ‘호주’가 새겨진 이유

입력 2015-09-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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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외국인투수 크리스 옥스프링과의 인연으로 30일 수원 SK-kt전을 관전한 호주여자야구대표팀 스탠 롭슨 감독이 한글로 ‘호주’가 적힌 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제공|kt 위즈

■ 호주여자야구대표팀과 구대성의 인연

롭슨 감독에게 한글로 나라이름 알려줘
옥스프링과도 친분…kt전 경기관람도

‘2015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가 막을 내렸다. 한국(A·B팀), 대만, 인도, 미국, 일본, 홍콩, 호주 등 7개국 8개팀이 출전해 기량을 뽐냈다. 이번 대회는 국가대항전이었지만, 승패가 전부는 아니었다. 특히 호주대표팀은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평균 15세로 구성된 호주대표팀 ‘쿠카버라스’는 이번 대회를 위해 모자를 특별제작했다. 이 모자에는 국가명이 영문 ‘Australia’ 대신 한글 ‘호주’로 적혀 있었다. 호주대표팀 통역을 맡은 자원봉사자 이제혁 씨는 “호주대표팀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기 전 ‘어떻게 하면 호주를 한국사람들에게 좀더 친숙하게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오스트레일리아가 한글로 ‘호주’라는 사실을 알고 특별히 제작했다”며 “그만큼 이번 대회에 열의가 있었고, 이 모자를 만들면서 매우 즐거워했다”고 귀띔했다.

오스트레일리아가 한국어로 호주라는 사실을 알려준 이는 다름 아닌 구대성(46)이었다. 그는 현재 호주리그 시드니 블루삭스의 선수 겸 코치로 활약 중인데, 호주대표팀을 이끈 스탠 롭슨 감독과의 친분으로 선수들과도 인연을 맺었다.

이제혁 씨는 “스탠 감독은 구대성과 같은 클럽에서 뛰었다”며 “덕분에 현재 호주대표팀으로 참가한 선수 몇 명은 구대성 선수가 했던 베이스볼캠프에서 야구를 배웠다. 현재도 구대성 선수가 운영하고 있는 시드니 한인팀과는 자주 맞붙고 있는 걸로 안다. 호주로 돌아간 뒤에도 계속 구대성 선수의 한인팀과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뿐이 아니다. 롭슨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SK-kt전을 관전했다. kt 크리스 옥스프링의 초대 덕분이었다. kt는 “롭슨 감독이 ‘옥스프링과 대학 때부터 친했다. 호주에서도 같은 클럽에서 뛰었고, 시드니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다. 한국에 왔으니 당연히 옥스프링을 봐야 한다’며 친분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호주대표팀은 31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3·4위전에서 미국을 9-8로 꺾고 3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호성적과 더불어 한국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가슴에 안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천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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