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신원호 PD “사람 좋은 척도 못할 만큼 힘들었다”

입력 2016-01-1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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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사상 최고의 시청률 기록을 세우며, 지상파 채널까지 위협한 ‘응답하라’ 시리즈의 연출자 신원호 PD. 그는 “쉬고 싶다”는 한 마디를 남겼다. 사진제공|tvN

■ 신원호 PD가 전한 ‘응팔’의 소회


촬영에 집중하기 위해 외부와 연락 끊어
그간 소홀했던 분들께 미안하고 고마워
이젠 진짜 쉬고 싶다…가족여행 계획도


“어느 누구와도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할 수도 없었다. 기자와 연락을 하더라도 제 한 마디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촬영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그런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7개월의 대장정을 마치고 유종의 미를 거둔 뒤 기분 좋게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자리에서 그 성과를 이끈 주인공은 그렇게 무거운 부담감을 털어냈다. 얼굴에는 안도와 만족감의 미소가 흘렀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의 현장을 지휘한 연출가로서 책임감과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드디어 벗어난 모습이었다.

‘응팔’의 신원호 PD가 17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드라마 종방연에 참석한 풍경이다. 신 PD는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자정까지 이어진 종방연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해 1월까지 7개월 동안 동고동락한 출연진 및 스태프와 진하게 회포를 풀었다.

이날 현장에는 드라마의 주역인 ‘쌍문동 5총사’ 혜리·박보검·류준열·고경표·이동휘 등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음식점 앞에 모여들었다. 이들 중에는 신 PD를 보기 위한 이들도 적잖이 있었다. 이 틈을 뚫고 걸어 나오면서도 웃음을 짓고 있는 신 PD를 어렵게 만났다.

사실 기자도 신 PD와 평소 안부를 주고받고는 있지만 ‘응팔’이 한창 방송 중일 때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연락이 되지 않았다. tvN 고위 간부들도 전화통화가 어려워 문자메시지를 남겨놓으면 3∼4일 뒤에야 연락을 해올 정도로 ‘응팔’ 촬영 기간 신 PD는 세상과 소통을 거의 끊다시피 했다.

그는 ‘응팔’ 세트가 마련된 경기도 의정부에서 그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에 대해 마이콜 역의 김중기는 “살짝이라도 건드리면 바로 쓰러질 것 같았다”며 현장의 긴장감에 휩싸인 신 PD의 모습을 돌이켰다. 그러면서도 연기자들이 기량을 최대한 표출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노을 역을 연기한 최성원은 “살인적인 촬영 스케줄에도 단 한 번 화를 내지 않았다. 적어도 연기자들 앞에서는 여유를 잃지 않으시려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정작 신 PD는 종방연에서 “제가 잘하는 것은 사람 좋은 척하는 것 밖에 없는데 촬영하는 동안 그것도 제대로 못한 것 같다”며 “미안하고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제는 진짜 쉬고 싶다. ‘응팔’ 촬영하느라 가족들을 자주 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함께 여행하면서 편히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래도 아직은 ‘응팔’ 연출자로서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 신 PD는 출연진 및 제작진과 19일부터 4박5일간 푸켓에서 포상휴가를 보낸다.

“단체활동이고 책임자이기 때문에 가지 않을 수 없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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