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최승준의 성장…‘거포군단’ 꿈꾸는 SK

입력 2016-02-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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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동엽-최승준(왼쪽).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 스프링캠프서 장타력 집중
1차 전훈 타자 MVP로 두 우타거포 꼽아

올 시즌 SK의 테마는 ‘파워’다. 넥센이 목동구장에서 고척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옮기면서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KBO리그 최고의 타자친화적 구장이 됐다. 이미 홈구장의 특성을 팀컬러에 녹인 팀들이 재미를 보자, SK도 ‘거포군단’으로 변신을 선택했다.

SK 김용희 감독도 자신의 색깔인 ‘뛰는 야구’ 대신 팀의 방향성에 따라 장타력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는 그 시작이다. 김 감독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진행된 1차 전지훈련을 마감하면서 타자 MVP로 우타거포 자원인 신인 김동엽(26)과 이적생 최승준(28)을 꼽았다.

외야수 김동엽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지명받은 ‘중고신인’이다. 북일고 3학년이던 200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뒤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끝내 한국으로 유턴해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다.

김동엽은 프리배팅뿐만 아니라, 투수들이 직접 공을 던지는 라이브배팅에서도 홈런을 펑펑 터트릴 정도로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주목받았다. 정경배 타격코치가 “비거리 150m는 거뜬히 넘겠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정 코치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조명탑 상단을 때릴 정도로 타고난 힘을 자랑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가고시마 특별캠프부터 정 코치와 폼을 수정해온 김동엽은 현재 노스텝 타격에 완전히 적응했다. 탁월한 힘을 자랑하기에 굳이 발을 들어 중심이동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다. 적은 움직임으로도 타격에 힘을 싣는 방법을 깨닫고 있다.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도 팀 동료들이 “어떻게 치길래 타구가 150m나 날아가냐”며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승준은 FA(프리에이전트)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LG에서 넘어왔다. 1루수와 지명타자 후보로 자신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SK는 지난해 LG에서 이적해 4번타자로 성장한 정의윤의 뒤를 잇기를 바라고 있다.

정 코치는 최승준에 대해 “캠프에서 처음에 4일 정도는 어떻게 치나 보고 싶어서 이런저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이후 배트를 어깨 높이로 내리고, 배트의 톱 부분도 낮춰 쳐보자고 제안했다. 폼을 많이 수정한 편인데 적응이 빠르다”며 만족해했다. 정의윤의 변신을 이끈 정 코치는 최승준도 적응력이 높다며 칭찬을 이어갔다. 일주일 만에 금세 적응을 마친 최승준도 비거리를 확 늘리며 주목받고 있다.

SK는 이번 캠프에서 우타거포 2명의 성장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들의 성장은 팀의 방향성을 증명해줄 열쇠와 같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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