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함승희 대표 “레저 아이템 발굴, 실적의 비결”

입력 2016-02-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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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아닌 리조트 방문객의 입장에서 하루 더 머물고, 내년에 또 오고 싶은 마음이 들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고민했다.” 강원랜드 함승희 대표는 부임 1년 만에 영업실적과 조직 청렴도에서 주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는 지역사회의 도시재생 사업을 위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강원랜드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고객 체류시간 늘어나니, 매출은 저절로
반부패평가 등급 상승 비결은 인사 개선

강원랜드 만으로 사람을 모으는 건 한계
도시재생 통한 지역발전 이뤄내야 생존


영업이익 16%, 순이익 22.9% 증가. 강원랜드의 지난해 영업실적이다. 국내외 게이밍(카지노)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2015년 강원랜드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증가했다. 또한 22일 발표한 권익위원회 주관 ‘반부패 시책평가’에서는 2등급(우수)를 받았다. 2013년, 2014년 연속 최하위 5등급인 것과 비교하면 세 계단이나 상승했다. 강원랜드는 2014년 11월, 당시 8개월 넘게 공석이던 사장에 함승희 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그의 대표 취임을 두고 ‘비전문가’, ‘친박인사’라는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토종 복합리조트의 CEO로 그가 받은 첫 해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다.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를 서울 역삼동 강원랜드 서울센터에서 만났다.


- 2015년 영업실적이 너무 좋다. 학점으로 치면 A+ 아닌가.

“게이밍 시설을 운영하는 공기업이란 양면성때문에 영업이익이 높은 것이 마냥 즐겁지는 않다. 실적이 부진했으면 ‘비전문가가 와서 영업이 안좋다’라고 비난할텐데 그것은 피한 것 같다.”


- 부임 첫해 영업실적이 좋은 이유를 스스로 분석해 본다면

“카지노 외에 여름 골프, 겨울 스키 등 즐길거리가 단순해 아기자기한 레저 아이템을 많이 발굴했다. 그 결과 30시간이던 고객들의 평균체류시간이 지난해 38시간으로 늘었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객실, 식음료 같은 비카지노 부문 매출이 증가했다. 또한 메르스 사태 때 객장 열감지기 설치 등 신속한 후속조치로 매출 감소가 별로 없었다 ”


- 영업실적 못지않게 반부패 시책평가에서도 등급이 크게 올랐다.

“취임 전 이곳에 가는 것이 평생 살아온 내 이미지와 맞는가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했다. 무난한 조직에 있기보다 오히려 개선할 부분이 많은 곳이 내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청렴도가 높아진 점이 기분이 좋다. 문제가 여전하다면 ‘함승희가 가도 별 수 없네’라는 반응이 나왔을텐데…”


- 조직문화에서 어떤 점을 바꾸려 했나.

“역시 인사다. A가 갈 자리에 B가 가면, B는 그 자리에 보내준 사람과 연결되어 업자나 아랫사람을 챙겨주는 연쇄적인 부정이 발생한다. 그런 문화를 잡으려 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1년 동안 하나 해결하고 며칠 쉬려나 싶으면 다음날 또 다른 일이 생겼다(웃음)”


- 지역주민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처음에 기득권 놓치는 것만 집착해서 반발이 적지 않았다. 반대하는 사람은 노조든, 지역주민 대표든 모두 만나거나 찾아갔다. ‘나는 연봉 받는 사람으로 있다가 간다. 이 돈을 아끼면 결국 주인인 당신 몫이 되는데 왜 반대하는가’라고 진정성을 갖고 설득했다.“


- 지역사회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시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직원이나 지역주민 대부분 강원랜드의 고객이 지역에 내려가 밥을 사먹고, 물건을 사야 지역경제가 큰다는 생각을 17년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강원랜드가 사람을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먼저 정선에 사람들이 몰리고 그중에서 강원랜드를 놀러가 돈을 쓰는 것이 맞는 순환이다.”


- 올해 도시재생을 위해 준비하는 것은

“도시재생자문위원회를 구성해 4월쯤 이들과 산업통산자원부, 일본 마츠쯔쿠리(주민참여형 도시재생) 관계자들과 세미나를 열고 이후 지역주민 현지시찰과 홍보 등 1년간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다.”


- 도시재생을 통한 지역발전이 강원랜드의 미래에는 어떤 도움이 되나.

“카지노의 설립 근거인 폐특법(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2025년이면 끝난다. 앞으로 10년간 노력해 태백과 고한이 아름답게 변하고, 강원랜드가 친환경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산악형휴양리조트가 되고, 또 유네스코 산업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하는 동원탄좌 수직갱 같은 관광콘텐츠가 생긴다고 생각해 보자. 폐특법을 통해 도시가 살기좋게 바뀌었으니 연장을 주장할 명분이 선다.”

강원랜드 함승희 대표. 스포츠동아DB



● 함승희 대표는

- 강원 양양 출신
- 서울 양정고, 서울대 법대,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 1982∼1992년 서울·제주·수원 검찰청 검사
- 1992년 대검 중앙수사부 고등검찰관
- 1993년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 1996년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 2000년 16대 국회의원
- 2005년 미국 조지타운대 방문교수
- 2014년 11월 강원랜드 대표이사 부임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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