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서동욱 이적 후 환골탈태…김기태 감독의 힘

입력 2016-04-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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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이 KIA 이적 후 6경기에서 0.400 고타율을 자랑하며 김기태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서동욱은 친정팀에서 김 감독이 강조하는 3가지 기본기(전력질구, 백업플레이, 예의)를 실천 중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3번 트레이드 후 친정 KIA 복귀
6경기 타율 0.400·3홈런·8타점
‘3가지 기본기’ 김기태 야구 충실
“감독님 동기 부여도 큰 힘 됐죠”


KIA 김기태 감독이 선수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3가지가 있다. ‘전력질주’와 ‘백업플레이’, 그리고 ‘예의’다. 어떻게 보면 기본일 수 있지만,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이를 자주 망각하곤 한다. KIA 내야수 서동욱(32)은 누구보다 이 3가지를 잘 실천하는 선수다. 몸에 맞는 볼이 나와도 1루까지 전력질주하고, 투수가 견제 모션을 취하면 무조건 베이스 뒤로 백업을 간다. KIA 유니폼을 입은 지 아직 20일도 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김 감독의 야구를 잘 이해하고 실행하는 선수다.


프로 14년차, 돌고 돌아온 KIA

서동욱은 2010년 LG 2군에서 김 감독과 처음 만났다. 당시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지도자생활을 마치고 LG 2군 사령탑으로 한국에 돌아온 김 감독은 선수단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여러분이 5년 뒤, 10년 뒤에 어떤 선수가 돼 있을지 항상 생각을 해라”는 식의 동기부여를 해줬고, 항상 그라운드에서 전력질주와 백업플레이, 예의를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서동욱은 3차례의 트레이드를 경험하며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경기고 재학 중이던 2002년, 박경수(kt)·지석훈(NC)·나주환(SK)과 함께 ‘고교 4대 유격수’로 꼽히며 2003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그는 상무 입대 직전인 2005년 말 LG로 트레이드됐고, 2013년엔 또 다시 넥센으로 이적했다. 올해는 넥센 1군 전력에서 밀려나면서 6일, 조건 없는 트레이드로 KIA로 돌아왔다.

서동욱하면 ‘우투양타’ 스위치히터로 KBO리그 유일의 ‘한 경기 좌·우타석 연타석 홈런’이나 내야와 외야는 물론 포수까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가 떠오른다. 그러나 100경기 이상 출장한 시즌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에 불과하다. 그도 어느덧 프로 14년차로 고참 반열에 속한다.


‘동기부여’와 ‘김기태 야구’

반전의 계기가 필요할 때 운명처럼 KIA로 이적됐고, 김 감독과 재회하게 됐다. 서동욱은 KIA 이적 후 13일 만에 1군에 올라왔고, 복귀전이던 19일 광주 삼성전에서 대타로 나선 첫 타석부터 호쾌한 장외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4일까지 6경기에서 타율 0.400·3홈런·8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서동욱은 야구가 잘 되는 비결에 대해 “아무래도 동기부여가 가장 큰 것 같다. 지금 나이에 열심히 한다고 실력이 느는 시기도 아니지 않나. 야구가 절실해 항상 집중하고, 새로운 팀에서 부딪히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적 직후 2010년 김 감독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광주로 내려오면서 감독님 말씀이 생각났다. KIA를 떠난 뒤 지난 10년 동안 내가 뭘 했나 싶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루까지 전력질주하고, 사소한 플레이 하나에도 항상 백업을 가는 그의 행동들은 누구보다 김 감독을 잘 알기에 나오는 것들이다.


● ‘기본’의 중요성, 어느 자리든 최선 다한다!


서동욱은 “감독님 스타일이 선수들에게 힘들 수도 있다. 나도 처음 뵀을 때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감독님을 뵙지 못했다면 야구가 더 힘들었을 것이다. 전력질주나 백업플레이 모두 따지고 보면 어려운 게 아니다. 기본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김 감독의 야구를 먼저 경험했기에 편한 게 있었다. 후배들 앞에서 앞장서는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 그는 “백업플레이가 빛을 보는 건 10번 중 1번이 안 될 수도 있다. 선수들에겐 귀찮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집중하지 않으면 플레이에 지장을 받게 된다. 도움이 분명히 된다”고 설명했다.

지금 당장 야구가 잘 되고 있지만, 긴장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가 지금까지 야구해온 것처럼 어느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서동욱은 “항상 팀이 이기는 게 최우선이다. 내가 2번을 치든 7번을 치든 9번을 치든 상관없다. 경기 중에 포지션을 옮기는 것도 괜찮다.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니고 아직 보여드릴 게 더 많다. 한 타석이라도 더 나갈 수 있으면 좋은 것 아닌가”라며 활짝 웃었다.

사직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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