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탈환하고도 웃지 못하는 전북

입력 2016-05-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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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과 상주의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경기가 열린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북쪽 스탠드에는 ‘이철근, 최강희 죽을 힘을 다해 끝까지 함께 하라’는 대형 통천이 내걸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본부석 맞은편 2층 스탠드에도 ‘단장님, 감독님 사랑해요’라는 플래카드가 부착됐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심판매수’ 최악의 위기 속 상주전 승리
“끝까지 함께 하라”홈팬들 애정은 여전

‘이철근, 최강희 죽을힘을 다해 끝까지 함께 하라!’ 전북현대와 상주상무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2라운드 경기가 열린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북쪽 스탠드 상단에 내걸린 대형통천의 문구다(사진).

전북은 소속 스카우트가 2013년 심판 2명에게 500만원을 건네 ‘심판매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불구속 입건된 스카우트는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24일 멜버른 빅토리(호주)를 꺾고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른 뒤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이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전했으나, 여론의 눈총은 여전히 따갑다. 아직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았어도 구단 역사상 최악의 위기임은 분명하다. 사태가 쉽게 잊혀지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이런 불편한 기류 속에서도 홈팬들의 애정은 여전하다. 멜버른전부터 상주전까지 닷새 간격의 홈 2연전을 앞두고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할 일은 해야 했던’ 전북 사무국은 걱정이 컸다. 냉랭해진 ‘팬심’이 표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팬들은 ‘엄정히 사태를 수습하고, 잘못은 분명히 책임지라’는 날카로운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완전히 등을 돌리진 않았다. 1만2000여명이 지켜본 멜버른전에 이어 상주전에도 1만6000여 관중이 입장했다. “팬들과 선수들은 잘못 없다. 설움을 겪다 이제야 자부심을 조금 갖게 된 이들을 아프게 해 송구스럽다”며 최 감독은 다시 한 번 미안함을 전했다.

멜버른전에 이어 상주전 결과도 좋았다. 10명이 뛴 상주에 0-2로 뒤지다 레오나르도∼최규백∼로페즈의 릴레이 골로 3-2 역전승을 거둔 전북(7승4무·승점 25)은 이날 전남 드래곤즈와 1-1로 비긴 FC서울(7승2무2패·승점 23)을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섰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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