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했던 콜드플레이 ‘원더풀 코리아’

입력 2017-04-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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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는 마돈나, U2와 함께 ‘내한하지 않은 3대 슈퍼스타’로 꼽혔다. 15·16일 이틀간 9만 명이 ‘동시대 최고의 슈퍼밴드’로 불리는 콜드플레이 공연을 지켜봤다. 사진제공|현대카드

■ 환상적인 첫 내한공연

음악과 어우러진 불빛쇼…한국팬들 ‘떼창’ 화답
‘옐로’ ‘픽스 유’ 등 세월호 3주기 뜻깊은 무대도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은 ‘컬러풀’했다. 까만 밤하늘을 수놓은 무지갯빛 폭죽으로 시작된 공연이 또 다시 불꽃놀이로 끝나기까지 2시간 동안 콜드플레이는 감성 깊은 치유의 음악부터 찰랑이는 기타 연주가 흥겨운 록 넘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전자음악까지 다양한 질감과 색깔의 음악을 선보였다. 음악은 화려한 레이저 조명과 불꽃, 형형색색 종이꽃가루, 다양한 영상 효과로 찬란하게 울려 퍼졌다.

15·16일 서울 잠실동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월드투어 ‘어 헤드 풀 오브 드림스’ 공연은 동명의 곡으로 시작됐다. ‘힘 포 더 위켄드’ ‘에버글로’ 등 7집 최신곡을 비롯해 ‘옐로’ ‘사이언티스트’ ‘파라다이스’ ‘비바 라 비다’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곡, 빌보드 싱글차트 상위권에 오른 ‘섬싱 저스트 라이크 디스’까지 19년 음악사를 아낌없이 펼쳐냈다.

‘난 노래해/내가 기적이 일어나는 곳에 도착했다고/이제 양팔을 벌려 나를 반겨줘/이제 나에게 할 말을 잃게 만들어줘’라는 노랫말처럼 공연장을 가득 채운 4만5000여 관객은 ‘기적’처럼 만난 콜드플레이를 ‘양팔 벌려 반겼고’, ‘할 말을 잃을 만큼’ 커다란 ‘떼창’으로 화답했다. 콜드플레이는 시종일관 태극기를 허리에 두르거나 흔들며 무대를 종횡무진,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음악과 불빛쇼가 빚어낸 조화는 압권이었다. 미리 관객에 나눠준 자일로밴드(LED발광 팔찌)는 곡의 분위기에 맞게 갖가지 색을 발하면서 공연장을 노랗게, 또 붉게 물들였다 푸른 레이저의 파도로 넘실댔다.

세월호 3주기에 공연이 열린 가운데 ‘옐로’를 부를 때는 모든 관객의 팔찌에 노란 불빛이 켜지면서 숙연한 추모의 분위기가 흘렀다. ‘픽스 유’ 무대에선 “한국인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부르겠다”며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더했다. ‘픽스 유’는 리더 크리스 마틴이 아버지를 잃고 힘들어하는 전처 기네스 팰트로를 위해 만든 노래다. 권력자의 쓸쓸한 최후를 다룬 노랫말로 인해 ‘탄핵정국’에서 주목받은 ‘비바 라 비다’에서 관객은 온 힘과 진심을 다해 ‘떼창’하는 모습으로 장관을 이뤘다.

한국 관객의 ‘떼창’과 리액션에 감동한 크리스 마틴은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면서 “한국 관객은 좋은 에너지를 가진 최고의 관객”이라 말했다. 공연을 마친 후 태극기에 입을 맞췄고, ‘Love’라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남기고 무대를 떠났다.

‘잿빛 우울과 낭만’으로 대변되어온 콜드플레이 음악은 우울함과 상실감, 위로와 평화, 사랑과 존중의 메시지로 전 세계 음악팬들과 공감하며 전성기를 확대해가고 있다. 이들이 전하는 ‘공감’이 그 기록의 비결인 듯했다.

1998년 크리스 마틴(보컬·피아노) 조니 버클랜드(기타) 가이 베리먼(베이스) 윌 챔피언(드럼)으로 결성된 콜드플레이는 2000년 데뷔 앨범부터 세계 음악팬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다. 7장의 앨범을 통해 7번의 그래미 수상, 통산 8000만장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동시대 최고의 밴드로 불리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으로 해외가수 사상 최초의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2회 공연, 최다 관객(9만명) 기록을 세웠다. 윤종신 유희열 엄정화 비 보아 김재중 수호 예은 씨엔블루 박신혜 등 국내 스타들도 콜드플레이의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을 지켜봤다. 소이, 한예슬과 동행한 배우 정려원은 “이건 신나는 수준을 떠난 미친 경험”이라 평했다.

잠실 |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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