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끌어라’, ‘신입을 품은 베테랑’ 이승훈의 팀추월 키워드

입력 2018-02-14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승훈은 18일 열리는 팀추월에서 후배들을 이끌 막중한 책임을 지녔다. 그는 “빠르게 끌어줘야 한다”며 필승 각오를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빠르게 끌어라.”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대들보 이승훈(30·대한항공)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총 4개 종목에 나선다. 남자 5000m를 5위(6분14초15)로 마쳤고 15일 1만m, 18일 팀추월, 24일 매스스타트에 차례로 나선다. 이승훈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종목은 팀추월과 매스스타트인데, 단체전인 팀추월은 한국 특유의 조직력을 뽐낼 수 있는 무대라 의미가 크다.

이승훈은 2014소치동계올림픽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가치를 인정받았고, 이번 대회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김민석(19·성남시청)과 정재원(17·동북고)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다. 소치올림픽 때 짝을 이룬 주형준(27), 김철민(26)과 달리 김민석과 정재원은 이승훈보다 10살 이상 어린 까마득한 후배다.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이승훈의 경험은 이들에게 큰 무형의 가치다.

소치 올림픽 팀추월 경기 당시 이승훈(맨앞).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승훈은 팀추월에서 성공하기 위한 키워드를 묻자 “빠르게 끌어줘야 한다”고 주저 없이 답했다. “팀추월에서 내 역할은 상대팀 선수보다 빠른 속도로 우리 선수들을 끌어주는 것이다. 후배들이 잘 따라오면 메달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올림픽 기준으로 팀추월은 기존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와 진행 방식이 다르다. 두 팀이 링크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토너먼트 방식이다. 남자의 경우 400m 트랙을 8바퀴(3200m) 돌아야 하며, 맨 마지막에 골인한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를 매기므로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고도의 집중력과 지구력을 요하는 종목 특성상 나머지 두 명의 선수를 리드하는 선두주자의 중요성이 엄청나다.

이승훈은 한국 팀추월의 선두주자이자 팀의 대들보다. 그러다 보니 김민석과 정재원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챙기고 있다. 서로를 잘 알수록 팀워크가 끈끈해진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 청신호다. 이승훈은 “(정)재원이와 (김)민석이 둘 다 지금은 사진 찍고 즐기기 바쁜데 올림픽이 처음이라 그런 것 같다“면서도 “재원이는 팀추월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