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과감한 셀프 디스도…고현정은 유쾌하고 솔직했다

입력 2018-04-13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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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현정이 드라마 ‘리턴’ 제작진과의 불화설과 중도 하차 논란 이후 몇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여유롭고 유쾌했고 솔직했다. 그의 지난 밤을 사자성어로 줄인다면 파안대소(破顔大笑).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크게 웃는다는 뜻이다. 팬의 공개 응원에 울컥했던 순간은 있었으나 행사 내내 고현정은 극장이 떠나갈 듯 크게 웃었다.

12일 오후 9시 20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의 한 영화관. 이날 이곳에서는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의 상영에 이어 관객과의 대화(GV)가 열렸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을 연출한 이광국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이진욱 서현우 그리고 고현정이 참석했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는 흡사 팬미팅과도 같았다. “현정 언니는 살아있는 게 팬 서비스” 등의 플래 카드를 든 팬들은 고현정이 등장하자 환호를 보내며 기쁘게 맞았다. 고현정은 “씨네큐브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돼 행복하다. 감사하다”고 첫 인사를 전했다. 홍상수 감독 작품의 조연출과 출연 배우로 인연을 맺은 이광국 감독과 고현정.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을 함께하게 된 과정을 밝혔다. 이진욱과 서현우의 너스레에 숨기지 않고 크게 웃으며 관객과의 대화를 즐겼다.

무대 위 질의응답이 끝나고 마이크는 관객들에게 넘어갔다. 영화에 대한 질문보다는 고현정을 향한 응원과 격려가 과반이었다. 한 관객은 “고현정을 보고 싶어서 예매하고 왔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이에 고현정은 눈을 맞추면서 “너무 반갑다”고 인사했다. “극 중 이진욱이 기타를 들고 다녔으면 더 멋있었을 것 같다”는 말에 마이크를 들더니 “그랬다고 뭐 더 멋있어 질 것 같진 않다”고 디스를 섞은 농담을 하기도 했다. 셀프 디스도 서슴지 않았다. 고현정은 대뜸 한 남성 팬에게 “잘생겼다. 잘 유지해라. 나처럼 무너지지 말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팬들은 입을 모아 “예뻐요”를 외쳐 고현정을 감동케 했다.

고현정을 고개 숙이게 만든 팬도 있었다.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말숙이 시절부터 고현정의 오랜 팬이었다고 밝힌 한 남성은 “올해 구설수가 많지 않았나. 그런데 우리 동네 모든 사람들이 누나가 잘해준 것을 기억한다. 힘내시라. 여기 많은 팬들이 있다. 그 말씀 드리려고 여기 왔다”고 응원했다. 울컥한 듯한 고현정은 “일련의 일을 겪고 나서 반성을 많이 해야겠다 싶었다. 오해도 오해지만 ‘없었던 일’도 일어날 수 있는구나 싶더라. ‘왜 가만히 있느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나쁜 것만도 없고 좋은 것만도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말숙이 시절을 기억해주는 팬을 오늘 이 곳에서 만나다니. 내가 잘 살아야 할 이유 중에 하나다. 전부 다이기도 하다.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뭉클한 시간은 순간이었고 전반적으로 고현정은 유쾌했다. 이진욱과의 키스신과 관련해 “관객들이 물어볼 줄 알았다”면서 비하인드를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고현정은 이진욱을 칭찬하면서 “극 중 이진욱과 키스신이 있다. 이진욱이 계속 ‘안 된다’고 하는데 내가 ‘해주겠다’고 한다. ‘나는 왜 맨날 내가 들이대는 연기를 하지’ 싶더라. 잘생기고 좋은 후배를 알게 됐는데 들이대다 끝난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고현정의 재치 넘치는 멘트에 관객들도 웃으며 받아들였다.

이날 고현정은 팬들의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환호 속에 극장을 나섰다. 떠나는 순간 미소를 잃지 않는 고현정이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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