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9시 20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의 한 영화관. 이날 이곳에서는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의 상영에 이어 관객과의 대화(GV)가 열렸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을 연출한 이광국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이진욱 서현우 그리고 고현정이 참석했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는 흡사 팬미팅과도 같았다. “현정 언니는 살아있는 게 팬 서비스” 등의 플래 카드를 든 팬들은 고현정이 등장하자 환호를 보내며 기쁘게 맞았다. 고현정은 “씨네큐브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돼 행복하다. 감사하다”고 첫 인사를 전했다. 홍상수 감독 작품의 조연출과 출연 배우로 인연을 맺은 이광국 감독과 고현정.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을 함께하게 된 과정을 밝혔다. 이진욱과 서현우의 너스레에 숨기지 않고 크게 웃으며 관객과의 대화를 즐겼다.
무대 위 질의응답이 끝나고 마이크는 관객들에게 넘어갔다. 영화에 대한 질문보다는 고현정을 향한 응원과 격려가 과반이었다. 한 관객은 “고현정을 보고 싶어서 예매하고 왔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이에 고현정은 눈을 맞추면서 “너무 반갑다”고 인사했다. “극 중 이진욱이 기타를 들고 다녔으면 더 멋있었을 것 같다”는 말에 마이크를 들더니 “그랬다고 뭐 더 멋있어 질 것 같진 않다”고 디스를 섞은 농담을 하기도 했다. 셀프 디스도 서슴지 않았다. 고현정은 대뜸 한 남성 팬에게 “잘생겼다. 잘 유지해라. 나처럼 무너지지 말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팬들은 입을 모아 “예뻐요”를 외쳐 고현정을 감동케 했다.
뭉클한 시간은 순간이었고 전반적으로 고현정은 유쾌했다. 이진욱과의 키스신과 관련해 “관객들이 물어볼 줄 알았다”면서 비하인드를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고현정은 이진욱을 칭찬하면서 “극 중 이진욱과 키스신이 있다. 이진욱이 계속 ‘안 된다’고 하는데 내가 ‘해주겠다’고 한다. ‘나는 왜 맨날 내가 들이대는 연기를 하지’ 싶더라. 잘생기고 좋은 후배를 알게 됐는데 들이대다 끝난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고현정의 재치 넘치는 멘트에 관객들도 웃으며 받아들였다.
이날 고현정은 팬들의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환호 속에 극장을 나섰다. 떠나는 순간 미소를 잃지 않는 고현정이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