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특별한 70주년”…브래드 리틀·마이클 리가 말하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

입력 2018-04-30 1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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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한 사람이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오페라의 유령’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한국에서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뮤지컬 제작자이자 작곡가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 덕분이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탄생시킨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 70주년을 맞이해 열리게 된 기념 콘서트에서 브래드 리틀과 마이클 리가 함께 한다. 5월 2일에 있을 ‘뮤직 오브 앤드류 로이드 웨버 콘서트’에는 두 사람을 비롯해 라민 카림루, 애나 오번, 김소현, 정선아, 차지연 등 국내외 유명 배우들이 함께 하며 5월 4일부터 6일까지 있을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에서는 한국, 영국, 호주, 한국 등 전 세계 ‘오페라의 유령’에서 활약한 배우들이 함께 한다. 브래드 리틀은 배우가 아닌 협력 연출을 맡았다.

브래드 리틀과 마이클 리는 공연 전 인터뷰로 만났다. 두 사람은 한껏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하루빨리 배우들과 연습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설렘을 담아 말했다.

Q.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를 하는 두 분의 소감이 남 다를 것 같아요.

브래드 리틀 :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을 20년 정도 했죠. 뮤지컬은 많이 했는데 콘서트 버전은 처음이라서 새로운 경험이에요. 이번에는 배우가 아닌 협력 연출로 참여를 하게 됐기 때문에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흥미로워요. 기대가 됩니다.

마이클 리 : 브래드 리틀과는 반대로 저는 ‘오페라의 유령’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어요. 지금까지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하고요. 세계적으로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대하고 있어요.


Q.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 같은 경우는 독특한 형식이라고 생각해요. 콘서트이긴 한데 뮤지컬처럼 모든 곡을 배우가 부른다는 점이요.

브래드 리틀 : 저도 그래요. 콘서트라 무대나 의상은 따로 입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아주 색다른 ‘오페라의 유령’을 경험하시게 될 것 같아요. 또 아주 특별한 점은 ‘팬텀’ 역으로 아주 주목을 받은 라민 카림루와 함께 한다는 거죠.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DVD를 갖고 계신 분이라면 라민 카림루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텐데 매우 훌륭한 배우예요.

마이클 리 :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 뮤지컬을 성장시킨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한국 관객들도 ‘오페라의 유령’을 참 좋아하죠. 그 공연을 오리지널 버전으로 오로지 음악만 듣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Q. 앤드류 로이드 웨버에 대한 각자만의 추억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브래드 리틀 : 제가 처음 들었던 뮤지컬 노래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였어요. 집에서 형이 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죠. 나중에 앨범을 사서 많이 들었어요. 사실 저희 가족 모두가 예술계에 종사하고 있어요. 아버지는 연출이시자 교사셨고 어머니는 피아노 선생님이셨죠. 형제들도 모두 공연업계에 종사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음악이 제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줬죠. 특히 ‘웨버’가 특별한 이유는 그의 뮤지컬 때문에 제가 한국에 오게 됐다는 거죠.

마이클 리 : 어렸을 때는 클래식 음악을 위주로 들었어요.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연주했기 때문에 클래식을 많이 들었죠. 어느 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보게 됐는데 음악을 듣고 깜짝 놀랐다. 팝과 록 등이 완전 내 취향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본 ‘오페라의 유령’은 클래식까지 완벽하게 녹아든 작품이었고 이야기까지 더해져서 완전 빠져들게 했다. 그 때부터 ‘나도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게 됐다. 그 때부터 도서관에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에 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의 팬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브래드 리틀과 마찬가지로 나도 웨버 작품 덕분에 한국에 오게 됐다.

Q. 웨버의 음악 중에 가장 좋아하는 넘버가 있나요?

마이클 리 : 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겟세마네’요. 어린 시절에 종교에 관심이 많아서 ‘신부’가 되려고 했었어요. 천주교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러면서도 음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보고 나서 뮤지컬에 빠지게 된 거죠. 예수의 내용을 담은 작품이 록 뮤지컬과 완벽하게 섞여서 너무 신기했다. 이 노래 덕분에 배우로서 많이 성장했다.

브래드 리틀 : 두말할 것도 없이 ‘겟세마네’죠. 종교적일 수 있어 답하기가 어렵네요. 이 노래는 예수가 거쳐 간 모든 여정을 말해주고 있어요. 두려움부터 의심과 확신까지. 예수가 신의 존재인 동시에 인간임을 표현해주는 곡인 거 같아요. 예수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거기에 록을 더해 곡을 만든 것이 너무 흥미롭고 제게 영감을 많이 준 것 같아요.

Q. 뮤지컬 넘버로 꾸며진 콘서트라고 하지만 본 공연과는 차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브래드 리틀 : 엄청나게 많은 넘버들이 소개가 될 거예요. 사실 많은 분들이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아직 살아있는지 많이 물어봐요. 그럼요, 아직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정말 세계 뮤지컬의 한 획을 그은 그의 노래들로 채워지는 공연도 처음일뿐더러 한국에선 공개되지 않은 그의 작품 넘버들도 부를 것이라 관객들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라민 카림루 역시 한국에서 작은 콘서트를 한 번 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큰 공연을 한 적은 없다고 하더군요. 아마 관객들이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될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Q. 브래드 리틀은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에서 협력연출이잖아요. 거기에 이번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연출을 맡기도 했어요. 활동 범위를 늘려가고자 하는 건가요?

브래드 리틀 : 뮤지컬로 따지면 그래요. 배우로서 다른 역할도 해보고 싶고 연출이나 제작에도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전 안무가가 되진 않을 겁니다. 하하. 춤이 특기는 아니거든요.

Q. 마이클 리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팬텀싱어’ 배우들과 무대에 서기도 해요. 뿌듯할 것 같아요.

마이클 리 : 그럼요. 후배들이 이후에 여러 뮤지컬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좋아요. ‘팬텀싱어’에서 심사위원으로 있긴 했지만 저흰 그냥 동료이고 친구예요. 선배로서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후배의 모습을 보며 배울 수 있는 게 있거든요. 고은성부터 조형균까지 함께 무대에서 하모니를 만들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김소현, 차지연, 정선아 등 정말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과 함께 노래할 수 있어 행복해요. 얼른 시작하고 싶어요,

Q. ‘팬텀싱어’뿐 아니라 ‘화유기’ 등 드라마에도 출연하시기도 했어요.

마이클 리 : 좋은 경험이었어요. 앞으로 드라마에 합류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 드라마 경험은 처음이라 적응이 살짝 힘들었는데 재미있었어요. 드라마나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Q. 마이클 리는 예전보다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은 것 같아요.

마이클 리 : (웃음) 감사해요. 아이들은 한국어를 써서 어렸을 적에 대화를 잘 나눌 수가 없었어요. 그게 좀 후회가 돼요. 지금은 아이들이 제 한국어 선생님이에요. “아빠, 이건 이렇게 발음해야 돼”, “정확하게 말해야지”라면서 알려줘요. 하하.


Q. 두 배우에게 있어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어떤 존재인가요?

마이클 리 : 똑똑한 작곡가죠. 클래식 음악의 천재인 것 같고요. 대학교 전공이 클래식 음악이라 그의 공연을 보면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아요. 음악 안에 로큰롤 같은 반항, 열정이 있는데 클래식과 자연스럽게 섞였죠. 두 스타일의 음악을 관객들이 쉽게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요.

브래드 리틀 :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속 캐릭터는 흔치 않은 캐릭터가 많아요. 그럼에도 노래를 통해 관객들에게 공감을 가게 하죠. ‘에비타’나 ‘오페라의 유령’은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넣어줌으로 관객들을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죠. ‘캣츠’는 각기 다른 고양이들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줬고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도 마찬가지죠.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범 우주적인 언어인 음악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해요. 그래서 이번 콘서트가 특별하죠. 다른 갈라콘서트에서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노래를 저작권 때문에 일정 개수 이상은 부르지 못해요. 하지만 이번엔 다르죠. 그래서 더 특별합니다.

Q. 마지막으로, 콘서트를 찾아줄 관객을 위해 한 마디 해주세요.

마이클 리 :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걸작들을 경험하실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의 노래들을 재미있게 소개해드릴게요.

브래드 리틀 :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한국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일 겁니다. 그의 공연을 한 번이라도 보신 분들이 있다면 70주년을 맞이한 그의 삶을 축하해주는 건 어떨까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클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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