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리드오프로 성장한 이정후의 비결 긍정·정직

입력 2018-08-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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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 참가하고 있는 많은 종목 선수들이 배탈이 나 고생을 했다. 정도는 개개인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선수촌에서 생활을 시작할 무렵 배앓이를 많이 했다.

자카르타 케미요란에 위치한 선수촌 앞에는 작은 강이 흐른다. 자카르타시는 대회 시작 전 선수촌에서 보이는 강 표면 전체를 거대한 부직포로 가렸다. 그 이유는 워낙 심하게 강이 오염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수질 정화가 되지 않자 미봉책으로 가리고 대회를 시작했다. 그만큼 건기를 관통하고 있는 자카르타의 물 사정은 좋지 않다.

야구 대표팀 막내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도 현재 컨디션이 좋지 않다. 배탈로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고 있다. 힘들고 치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모든 것은 스스로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스무 살 청년은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28일 조별리그 3차전 홍콩전이 끝난 뒤 “화장실을 자주 가고 있다. 하지만 그 덕에 오히려 힘이 빠져서 경쾌한 스윙을 하고 타격이 잘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괴로운 상황이지만 오히려 그 덕에 가벼운 스윙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긍정의 힘이다.

이정후는 예선 3경기에서 12타수 7안타 2홈런 6타점, 타율 0.583으로 맹활약했다. 1-2로 패한 대만전에서도 1안타 1볼넷으로 리드오프로 역할을 다했다. 이번 AG의 가장 큰 성과가 국가대표 리드오프의 완벽한 세대교체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정후의 가장 큰 강점은 KBO리그와 다른 넓은 스트라이크존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몸쪽 낮은 코스의 공도 안타로 만들 수 있는 완벽한 스윙과 강한 정신력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정후는 “스트라이크존이 넓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혼돈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칠 수 있는 존을 평상시 때처럼 눈에 그리며 스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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