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출렁인 상암벌, 한국축구의 여름이 시작됐다

입력 2019-06-11 2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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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이란 경기에 많은 관중이 입장해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제 한국축구의 뜨거운 여름이 시작됐다.

태극전사들과 팬들이 함께 일구는 한국축구의 열기가 가을과 겨울 그리고 봄을 넘어 마침내 뜨거운 여름을 맞이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이란과 맞붙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 전부터 힘찬 물결을 일으킨 붉은 악마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한국축구의 르네상스를 증명해보였다.

최근 한국축구는 잇따른 호재들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벤투호는 A매치 호성적을 앞세워 연달아 구름관중을 동원하면서 순항하고 있고, 아우들 격인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세계무대에서 뜻깊은 역사를 써내려갔다. 여기에 여자축구국가대표팀은 현재 프랑스에서 월드컵 16강행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 빅 이벤트들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국내 축구팬들은 이날 일찌감치 상암벌로 모여들었다. 설레는 마음이 한눈으로 느껴졌다.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삼삼오오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는 팬들도 있었고, 장외 이벤트 부스를 찾아 추억을 쌓는 이들도 있었다.

열기의 정점은 이란전 티켓 전쟁이었다. 벤투호는 지난해 공식 출범 경기였던 9월 코스타리카전을 시작으로 이달 7일 호주전까지 총 7차례 국내 A매치를 모두 매진시켰다. 이날 이란전 역시 8경기 연속 만원관중을 향한 티켓 구하기 싸움이 며칠간 전개되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길게 줄을 서며 설렘을 표한 붉은 악마들은 킥오프와 함께 참았던 함성을 내질렀다. 한국이 공격 찬스를 잡으면 환호성을, 반대로 위기를 맞으면 야유를 보내며 승리를 기원했다. 주장 손흥민은 전반 한때 관중석을 향해 더 힘찬 응원을 요구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이날 상암벌을 찾은 인원은 6만213명. 만원인 6만4000석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태극전사들을 향한 함성과 응원만큼은 매진 부럽지 않은 하루였다.

상암|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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