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삽니다, 안 봅니다”…도라에몽도 안 봐준다

입력 2019-08-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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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이 무기 연기된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진구의 달 탐사기’.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 스크린으로 확산되는 ‘노 재팬’

반일 정서 감안 개봉 무기한 연기
코난 등 일본 작품들 평점 테러도
일본영화 원작 리메이크도 위축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간소화 우대국) 제외 조치에 따라 양국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영화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제품 구매를 거부하는 ‘노 재팬’ 캠페인의 확산 속에 개봉했거나 예정인 영화들이 영향권 안에 들었다.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영화 제작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4일 개봉 예정이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진구의 달 탐사기’가 일정을 취소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라 7월부터 확산한 반일감정과 불매운동의 추이를 지켜보던 수입사 대원미디어는 일본 제작사 및 국내 배급사와 논의 끝에 2일 개봉을 무기 연기하기로 했다. 시사회와 각종 프로모션 일정을 확정했지만 대중 정서를 감안한 결정이다.

극장에서도 일본영화에 대한 감정은 극도로 경직되고 있다. 매년 여름방학 시기에 맞춰 어린이 등 가족관객을 타깃 삼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줄지어 개봉해 적지 않은 흥행 성과를 거둬왔지만 올해는 다르다. 7월24일 개봉한 ‘명탐정 코난:감청의 권’은 3일 현재 21만 관객 동원에 그쳤다. 스테디셀러로 인정받으면서 여름 개봉 때마다 60만 명 이상씩 관객을 모았던 시리즈의 앞선 기록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으로 급락했다. 특히 이들 일본 작품은 온라인에서 이른바 ‘1점 평점 테러’의 상황에까지 놓이고 있다. ‘명탐정 코난’은 물론 7월11일 개봉한 ‘극장판 엉덩이 탐정:화려한 사건 수첩’을 소개하는 포털사이트와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일본영화 불매’ ‘일본영화 NO’ 등의 문구가 넘쳐난다.

일본영화를 리메이크하려는 한국영화 제작진도 여론과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현재의 대중 정서상 기획이나 제작에 적지 않은 제동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리틀 포레스트’와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흥행에 힘입어 최근 한국영화 제작진은 일본영화 판권을 적극적으로 구매해왔다.

일본영화 리메이크 경험을 가진 한 영화 제작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영화 판권을 구매한 영화사가 꽤 많다”며 “지금으로서는 제작을 본격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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