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입사관 구해령’ 장유빈 “디자이너 꿈, 연기자 될 줄이야”

입력 2019-10-0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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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디자이너를 꿈꾸던 제가 연기할 줄은 몰랐죠.”

연기자 장유빈(26)은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연기자가 될 줄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우연히 발을 들인 연기의 세계에 “그만 흠뻑 빠져버렸다”고 말했다.

약 5년 동안 광고와 연극무대를 오가다 마침내 지난달 26일 종영한 MBC ‘신입사관 구해령’으로 첫 드라마를 찍었다.

서울시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지난달 30일 만난 장유빈은 “간절하게 원했고, 그만큼 행복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 “연기, 하길 참 잘했다!”

장유빈은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조선시대 최초 여성사관 중 한 명인 허아란 역을 연기했다. 신세경, 박지현, 이예림과 함께 신입사관으로 궁궐을 누볐다.

드라마의 첫 회부터 마지막까지 나온 것은 데뷔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3번의 오디션을 치렀다. 그 전에 수많은 오디션에서 떨어진 상황이어서 꼭 붙고 싶었다. 그래서 3차 오디션 때 손을 번쩍 들고 ‘저 꼭 뽑아주세요!’라고 소리쳤다. 눈물이 찔끔 나더라. 그런 간절함이 통한 덕분인지 허아란 역이 내게 왔다.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엉엉 울고 말았다.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학창시절에는 줄곧 패션디자이너를 꿈꿨던 그는 조선대 패션디자인학과 재학 시절 우연히 제안 받은 광고 촬영을 계기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그저 “부딪쳐보자”는 심정으로 걸어온 연기자의 길에서 한때는 “후회도 했다”고 한다. ‘신입사관 구해령’은 묵묵히 버텨 맛본 ‘쾌거’이기도 했다.

“교수님이 ‘광고 한 번 출연해봐라’며 에이전시를 소개해줬다. 본래 성격은 소극적이다. 그런데 신기하게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재미있더라. 광고에 이어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조금씩 생겨났다. 많은 오디션에서 실패를 거듭했지만, 그런 덕분에 ‘경험치’를 얻었다. 지금은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한 계단 씩 밟아나가는 게 뿌듯하다.”

“만약 이른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다면 지금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을까?”라고 되물으며 연기를 전공하지 않은 걸 ‘운명’으로 받아들이고도 있다.

낙천적인 성격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부모님의 힘이 컸다. 처음부터 저의 도전에 엄청난 응원을 해줬다. 연기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아버지의 ‘이왕 시작한 것, 무엇이라도 이뤄봐야 하지 않겠니’라는 한 마디로 일어났다. 그러다 2016년 ‘옥탑방 고양이’라는 연극무대에 주인공으로 나설 기회를 만났다. 처음엔 너무 연기를 못해서 하차할 뻔도 했다.(웃음) 그 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연극무대는 내게 ‘학교’와도 같다.”


● “해피 바이러스 주는 배우 될래요”

장유빈은 “각종 우여곡절을 지나 만났기에 ‘신입사관 구해령’이 더욱 소중하다”고 말했다. 여자사관 4인방이 똘똘 뭉친 덕분에 “학창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며 웃는다.

“캐스팅 소식을 듣자마자 ‘4명이 정말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나 예상이 맞았다. 하하하! 드라마 촬영이 익숙하지 않은 나를 다 같이 끌어줬다. 항상 붙어서 촬영한 이예림을 비롯한 예문관 식구들이 정말 고마웠다. 처음엔 너무나 긴장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웃음을 참느라 힘들 정도로 재미있는 현장이었다.”

단역으로 출연해 6월 개봉한 영화 ‘롱 리브 더 킹’으로는 “버스 사고 장면을 찍으면서 난생처음 액션이 가미된 연기”도 했다.

덕분에 “언젠가는 멋진 재난영화를 찍어보고 싶다”는 소망도 생겼다.

장유빈은 드라마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장르 안 가리고 오디션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경험을 거쳐 “도전이 곧 기회”라는 걸 더 진하게 느낀 영향이다.

그는 “관객과 시청자가 문득 떠올라 웃음을 짓게 할 수 있는 ‘해피 바이러스’ 같은 배우가 되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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