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벌떼 불펜’ 격파 해법은 ‘눈야구’에 있다!

입력 2019-10-2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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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김재호-박건우-최주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맞붙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한국시리즈(KS)’는 첫 서울 연고팀간 격돌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올라온 키움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LG 트윈스를 3승1패로 따돌린 준PO, SK 와이번스를 3연승으로 완파한 PO에서 절묘한 불펜 운용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기당 준PO에선 6.3명, PO에선 6.7명의 불펜투수를 각각 동원했다. 불펜 시리즈로 몰고 가 상대 벤치와 타자들을 쉴 새 없이 몰아세웠다.

그러나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PS) 경기에서 투수들이 느끼는 피로는 남다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쌓여가는 피로는 ‘불펜 인해전술’의 아킬레스건이다. 특히 키움 불펜의 주축들인 김상수, 안우진, 조상우, 오주원은 나란히 5경기에 등판해 최소 5이닝씩을 던졌다. 김상수는 5이닝 71구, 안우진은 5이닝 90구, 조상우는 5.2이닝 84구, 오주원은 5.2이닝 77구다. 적지 않은 투구수다.

연투도 피할 수 없었다. 이들 4명 모두 PO 1·2차전에서 이틀 연속 등판했다. 준PO 때도 조상우는 1·2차전, 오주원은 3·4차전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랐다. 준PO는 4차전, PO는 3차전에서 끝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정규시즌 종료 후 20일을 푹 쉰 두산 마운드에 비하면 어깨가 무거운 것은 분명하다. 두산이 집요하게 파고들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두산으로선 키움 선발투수들을 일찍 끌어내려야 한다. 이어 키움 불펜을 상대로는 최대한 긴 호흡으로 많은 투구수를 끌어내야 한다. ‘눈야구’가 두산의 KS 필승전략으로 유효적절하다. 키움 선발투수들을 상대로도 끈질긴 승부는 효과적일 수 있다. 불펜을 조기에 불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에선 SK 제이미 로맥이 타석당 4.19개의 공을 지켜봤다. 이어 키움 박병호와 LG 오지환이 타석당 4.11개의 공을 상대 투수가 던지게 했다.

두산에선 정수빈이 3.98개로 가장 많은 타석당 투구수를 기록했다. 전체 11위였다. 김재호(3.86개), 박건우(3.83개), 박세혁(3.78개), 오재일(3.73개)이 그 뒤를 이었다. ‘인내력’이란 측면에선 두산 타자들 중 가장 앞선다.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KS 엔트리에 포함된 두산 타자들 중에선 국해성(4.46개), 최주환(4.10개), 오재원(3.91개)도 상대 투수들을 꽤나 괴롭혔다.

두산이든 키움이든 단기전으로 KS를 끝낼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KS가 6차전 이상의 장기전으로 흘러간다면 준PO와 PO를 합쳐 7경기를 치른 키움이 불리해진다. 특히 두산 타자들이 ‘눈야구’로 키움의 강점을 지워낸다면 통산 6번째 KS 우승은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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